현대차그룹 순이익이 삼성그룹보다 많다고?

금융계열사 뺀 상장사 올 실적 비교해 보니

매출ㆍ영업익은 삼성이 앞서
현대차 '신차 효과'로 약진
삼성은 LCD 부진에 발목
올해 현대자동차그룹의 순이익이 삼성그룹을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현대차그룹이 2000년 계열분리된 이후 처음이다.

15일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소속 12월 결산 상장법인(8개)의 국제회계기준(IFRS) 연결 기준 순이익은 올해 18조473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매출액은 198조9373억원, 영업이익은 18조2551억원으로 각각 추산됐다.같은 기준으로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 소속 12개 계열사의 올해 매출액은 234조2581억원, 영업이익은 20조227억원, 순이익은 17조7534억원을 각각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현대차그룹은 삼성그룹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뒤지지만 순이익은 3000억원 정도 앞서는 게 유력한 상황이다. 이번 집계는 각 그룹 상장 계열사 중 올해 IFRS 연결기준 실적에 대한 증권사 추정치가 한 곳이라도 있는 12월 결산법인을 대상으로 했다. 3월 결산법인인 삼성생명·화재·증권(이상 삼성그룹), HMC투자증권(현대차그룹) 등 금융 계열사는 제외됐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전문위원은 “아반떼 K5 등 경쟁력 높은 신차 출시를 발판으로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주력 3사의 올해 순이익 총액은 전년보다 50% 정도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올해 순이익이 8조3857억원, 기아차는 3조8917억원, 현대모비스는 3조323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올 3월 대지진 발생 등으로 도요타자동차 등 일본 경쟁업체들이 고전한 데 따른 반사이익을 톡톡히 봤다. 현대건설이 올해부터 계열사로 편입된 것도 그룹 순이익을 6000억원 이상 늘린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삼성그룹은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순이익이 작년 16조1465억원에서 올해는 14조296억원으로 13% 이상 감소할 전망이다. 김성인 키움증권 상무는 “삼성전자는 올해 스마트폰 부문에선 선전했지만 작년 2조원 이상 영업이익을 냈던 LCD부문은 극심한 업황 부진으로 올해 3000억원 적자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올해 순이익이 조단위에 달하는 삼성계열사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중공업(9099억원)과 삼성엔지니어링(5122억원) 정도만 순이익이 5000억원을 넘을 전망이다.

내년에는 삼성그룹 순이익이 22조962억원에 달해 현대차그룹의 20조2272억원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주력 산업의 업황, 원·달러 환율추이, 글로벌 경쟁구도 재편 등에 따라 두 그룹의 내년도 실제 순이익은 현재 예상치와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