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주유소, 수의계약 전환…할인폭 예상보다 줄어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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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차례 유찰…정부는 강행정부가 알뜰주유소 공동구매 물량에 대해 정유사들과 수의계약에 나서면서 알뜰주유소 판매가가 당초 예상보다 비싸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가 일반 주유소보다 싸게 파는 알뜰주유소를 출범시키려면 한발 물러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 8일 2차 입찰에서는 1차 입찰 때와 마찬가지로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등 정유 3사가 참여했으나 농협과 석유공사가 원하는 가격과의 차이는 좁혀지지 않았다. 두 차례 유찰에도 불구하고 지식경제부는 15일 업무보고에서 내년에 알뜰주유소를 700개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알뜰주유소 추진 의지를 공언하고 수의계약에 나서면서 물량 공급 문제가 빠르게 진척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정부는 입찰을 통해 정유사들에 ℓ당 50원가량 저렴하게 공급해줄 것을 기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공급가를 이 수준으로 낮춘 뒤 세차 서비스나 휴지 제공 등 부가 서비스를 없애 70~100원까지 할인폭을 높이겠다는 계획이었다. 업계는 GS칼텍스가 농협주유소에 대량 공급하고 있는 기름이 ℓ당 30원가량 싼 만큼 알뜰주유소도 결국 이 정도 선에서 공급가가 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정부 생각대로 ℓ당 최고 100원 싸게 팔기는 어려워지는 셈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출범 자체가 목적이라면 가격 협상이 오래 걸리지는 않겠지만 공급처 선정 이후 정부는 기름값 할인폭의 한계, 정유사들은 기존 주유소들의 반발에 부딪혀 후유증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할인폭이 줄면 알뜰주유소 확대뿐 아니라 정부가 계획했던 기름값 인하의 파급효과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