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한국을 美전진캠프 정도로 생각"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
'한국을 보는 中의 본심' 출간
정덕구 전 산업자원부 장관(니어재단 이사장·사진)이 내년 한·중 수교 20주년을 맞아 중국의 이중성과 본심을 파헤친 책을 펴냈다. ‘한국을 보는 중국의 본심’이라는 제목의 책이다.

정 이사장은 “중국은 한국을 무시하지도 않지만 무서워하지도 않는다”며 “중국 내에서 ‘대한미국(大韓美國)’이라고 비아냥거리는 사람들이 있을 만큼 한국을 미국의 동아시아 전진캠프쯤으로 여긴다”고 15일 말했다. 그는 “한국의 국민성이 지고는 못사는 승부 근성이라면 중국은 시기와 질투”라며 “한류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스포츠 강국으로서의 위상이 높아지자 중국은 민족적 우월감에 상처를 입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 이사장은 “장기적으로 보면 중국은 한국을 적대시할 수 없고 이는 한국도 마찬가지”라며 “양국은 현재뿐 아니라 미래의 파트너인 만큼 국익과 국격을 함께 지키는 명민한 외교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중국 어선을 단속하던 해경이 어부에 의해 살해당한 사건에 대해서도 “중국은 전근대 근대 탈근대가 공존하는 사회”라며 “중국 정부 입장에서도 생존 경쟁에 내몰린 가난한 이들에 대해 강력한 규제를 할 수 없는 난처한 입장에 있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우리 국경과 경제수역을 굳건히 지키고 불법에 강력 대처하되 양국 간 실무협의를 통해 원만한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이사장은 고려대 상대를 졸업하고 재정경제원 대외경제국장, 차관보, 차관을 거쳐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낸 정통 관료 출신이다. 대외경제국장 시절부터 중국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그는 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중국 베이징대 초빙교수 등을 거치면서 중국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체득했다. 2004년에는 중국 고위 인사들과 나눈 대화 내용을 정리해 ‘거대 중국과의 대화’라는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