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부품·납축전지 '눈부신 성장'

2012 빛낼 다크드래곤株 (4) 동아타이어

신사업 매출 2600억 전망…PER은 4.5배 수준 그쳐
“이런 질문에도 답을 못해줍니까?”

김봉기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동아타이어의 기업홍보(IR) 담당자와 말다툼을 했다. 회사의 소극적인 IR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다. 개인적으로는 썩 기분이 좋지 않았을 텐데도 김 센터장은 내년 주가가 ‘승천’할 ‘다크드래곤’으로 동아타이어를 꼽았다.자동차에 쓰이는 고무부품 관련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집중 육성하고 있는 납축전지 부문에서도 실적이 크게 뛸 전망이다. 시가총액이 회사 보유 금융자산과 비슷할 정도로 주가도 저평가 상태다. 가치주와 성장주의 성격을 겸비한 보기 드문 종목이라는 설명이다.

◆신규사업 성장세 눈부셔

동아타이어는 이름 때문에 타이어 관련 회사로 생각하기 쉽지만, 관련 매출은 절반도 안 된다. 2010년 기준으로 전체 실적의 55% 정도가 자동차 진동저감 고무부품, 납축전지 분야에서 나온다. 사업다각화를 위해 1998년 100% 자회사 형태로 진출한 진동저감 고무부품의 실적 증가세가 눈부시다. 생산량의 70%를 포드 GM 크라이슬러 등 미국 자동차 제조사에 공급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후 미국 자동차회사의 시장 점유율이 상승하면서 2009년 560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에는 943억원으로 68% 증가했다. 2011년 말 현재 수출 잔액만 3400억원에 이른다. 아무리 보수적으로 잡아도 해당 사업 부문의 내년 매출이 2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2009년 영국에 설립한 관련 회사도 지난해 흑자로 전환했다.

1999년 동아전지를 설립하며 진출한 납축전지 분야의 성장세도 빠르다. 전 제품을 해외에 수출하고 있으며 최근 원재료인 납 가격이 20% 급락하면서 수익성은 더욱 좋아지고 있다. 경남 양산에 지난 8월 준공한 신규 납축전지 공장도 내년부터 상업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생산 규모는 연 1000억원으로 생산 첫해에는 600억~700억원의 매출이 가능할 전망이다.

◆PBR 0.5배 저평가이 같은 성장성을 감안하면 동아타이어의 주가는 저평가돼 있다는 게 이트레이드증권 분석이다. 2011년 말 현재 주가수익비율(PER)은 4.5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5배에 불과하다.

15일 동아타이어의 시가총액은 2479억원. 2460억원에 이르는 회사 보유 금융자산과 큰 차이가 없다. 금융자산의 연 수익률을 5%로 잡아도 매년 123억원의 순이자수익이 유입되는 구조다.

주가가 기업가치만큼 오르지 않은 것은 회사의 소극적 IR 때문이다. 동아타이어를 다룬 증권사 리포트는 좀처럼 찾기 힘들다. 이는 지배구조와 관련이 있다. 내년 82세를 맞는 김만수 회장의 장남인 김상헌 사장은 일찍부터 경영을 책임지고 있지만 아직 최대주주가 아니다. 지분 상속비용을 감안하면 회사로서는 주가 상승이 달갑지만은 않다. 최근 회사가 20억원을 들여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다는 점은 호재다.김 센터장은 “회사는 진동저감 고무부품에서 세계 3위, 납축전지에서는 아트라스BX에 맞먹는 생산 규모를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원자재 가격 하락 등 호재가 겹쳐 목표 달성이 어렵지만은 않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