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재정위기] 경기 급랭 우려 원자재값 급락세
입력
수정
구리값 29% 하락구리 원유 철 등 원자재 가격이 최근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 중국 경제 경착륙 가능성,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때문이다. 또 달러 강세도 원자재 가격 약세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철광석값 2년 만에 최저
제조업 경기를 가늠하는 구리 가격 하락이 심상치 않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14일(현지시간) 구리 선물가격은 전날보다 4.7% 급락했다. 종가는 t당 7210달러. 10월20일 이후 8주 만에 최대 하락폭이었다. 구리가격은 2월14일 t당 1만160달러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후 29% 가까이 떨어졌다. 상품가격이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면 약세장에 진입했다고 판단한다. 게일 베리 바클레이즈캐피털 애널리스트는 “유로존 위기 확산에 대한 우려와 최대 소비처인 중국의 수요 감소로 구리값은 당분간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철광석 가격도 약세다. 9월 말 t당 190달러였던 철광석 가격은 최근 130달러로 급락했다. 2년 만에 최저가다. 최대 소비처인 중국이 불황 국면에 돌입,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예상 때문이다. 여기에 공급 과잉 현상까지 겹쳐 내년 1분기까지는 약세를 면치 못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최근 수년간 철광석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자 중국 내에 중소 규모 광산이 난립했다. 그 결과 올해 중국의 철광석 생산량은 작년 대비 26.44% 증가했다. 이날 알루미늄 니켈 납 아연 등도 일제히 4%씩 내렸다. 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 결정으로 하락했다. 서부텍사스원유(WTI)와 북해산 브렌트유는 각각 5.6%, 4.4% 떨어졌다.
존 킬더프 어게인캐피털 애널리스트는 “유럽이 여전히 재정위기 해결에 어려움을 겪으며 수요 감소가 예상되는 것도 유가 하락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