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앞치마 입고 설거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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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 만찬서 동영상 공개‘미국 뉴욕 유엔본부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집무실. 부속실에 붙어 있는 싱크대 앞에서 반 총장이 앞치마를 두른 채 설거지를 하고 있다. 전화가 걸려오자 직접 뛰어가 전화를 받고 복사도 손수 한다.’
예산절감 등 유엔 개혁 강조
반 총장이 14일 저녁(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의 한 식당에서 열린 유엔출입기자단(UNCA) 주최 송년만찬에서 공개한 동영상의 일부 장면이다. 코믹하면서도 인간적인 모습에 청중들이 박장대소하자 그는 “2기 임기 동안에는 몸소 경비절감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UNCA 주최 송년만찬은 반 총장이 취임 직전인 2006년부터 매년 참석한 행사다. 첫 참석 때는 ‘산타클로스 이즈 커밍 투 타운(Santa Claus is coming to town)’을 ‘반기문 이즈 커밍 투 타운(Ban Ki Moon is coming to town)’으로 개사한 노래를 불러 인기를 끌었었다. 이후 참석 때마다 지난 한 해의 정리와 내년 계획을 비유적으로 표현해왔다.
이날 동영상은 주로 예산절감을 포함한 유엔 개혁에 초점을 맞췄다. 예를 들어 한 아시아 국가 외무장관과의 회담 후 반 총장이 직접 카메라를 꺼내든다. 산더미같이 쌓은 책 위에 카메라를 올려놓고 ‘자동 타이머’를 맞춘 후 얼른 뛰어가 포즈를 취한다. 하지만 지겨워진 외무장관은 집무실을 떠난 지 오래. 찰칵하는 소리와 함께 반 총장 혼자만 사진에 남는다. 설거지 장면과 함께 예산절감 의지를 코믹하게 표현했다.
반 총장은 지난 7월 분리독립에 성공한 남수단의 살바 티르 마야르디트 초대 대통령이 선물한 흰 소도 컴퓨터 그래픽을 통해 동영상에 등장시켰다. 소가 반 총장에게 훈수를 두는 장면이다. 그는 “소가 나에게 한 조언은 ‘유엔 조직이 너무 커 움직이기 어렵다’는 것”이라고 말했다.휴대폰을 통해 근육질의 상체 사진을 부인에게 보낸다는 것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등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에게 잘못 전달하는 장면도 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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