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금융서비스 3.0시대 대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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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포트폴리오 최적화 유도금융 온라인 서비스가 개통한 지도 30년이 흘렀다. 이 과정에서 우리 곁에 다가온 것은 영업점 창구의 상냥한 은행원이 아니라 CD·ATM기기, 텔레뱅킹, 인터넷뱅킹, 신용카드, 모바일뱅킹 등이다. 이런 다양한 고객의 접점을 채널이라고 부른다. 은행들은 더 빨리 새로운 채널을 확보하고 신상품을 선제적으로 내놓기 위해 경쟁한다. 5년 또는 10년을 주기로 수천억원의 전산투자를 아낌없이 한다.
IT 활용 소셜 네트워크 강화해야
김동철 < 한국IBM 은행산업본부장 >
은행은 거대한 금융지주회사의 일원으로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고 동시에 국내 고객에게 매력적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요구받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시스템으로는 이 같은 요구를 모두 만족스럽게 수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은행들은 새로운 고민에 빠져 있다. 금융지주회사들은 은행, 증권회사, 보험회사, 정보기술(IT) 자회사, 투자회사 등으로 이뤄져 있다. 이들이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고객 입장에서는 복합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현재의 초보적인 복합 상품에서는 기존에 가입한 상품과 별개로 미리 만들어져 있는 특정한 복합 상품에 새로 가입해야 한다. 이를 통해 수신과 여신을 동시에 할 수 있다. 평균 잔액을 어느 정도 유지하는 경우 대출 이자율을 할인해준다거나, 여러 개의 보통예금 통장을 갖고 있고 그중 하나가 대출과 연계돼 있는 경우 대출금의 이자를 낮춰준다.
아마 대부분 사람들은 현재 은행이 제공하는 이런 상품과 서비스조차 모를 수 있다. 그러나 금융서비스 3.0 시대가 요구하는 것은 이보다 한 단계 앞서가는 다이내믹 복합 상품 서비스다. 기존에 고객이 가지고 있는 금융상품들을 묶어서 최선의 선택이 가능하게 한다. 집을 담보로 1억원을 융자하고 있고 보통예금 잔액을 3000만원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면, 금융회사는 융자에 대한 이자를 최소화하고 잔액을 최저로 유지하면서 절세할 수 있는 다른 연계상품을 소개해 종합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또 다른 측면으로는 소셜 네트워크의 적절한 이용이 금융서비스 3.0 시대를 열어가는 화두다. 해외 사례를 보면 금융기업들은 가상의 공간에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아이디어를 직접 구하기도 하고 고객 불만족의 근본적인 문제를 찾기도 한다. 금융서비스 3.0 시대에 새롭게 떠오르는 채널은 무엇일까? 소셜 네트워크 또는 이를 이루고 있는 사람들이다. 개인들은 스스로 받을 서비스를 스스로 디자인하는 성숙한 프로슈머들로서 은행의 고객이자 세일즈맨으로 활약하고 은행으로부터 적절한 보상을 받는다. 상상할 수 있는 만큼 발전할 수 있다고 했다. “난 1억원을 은행에서 무이자로 빌렸다”는 어느 은행의 광고 문구를 생각해 보자. 이런 것이 가능하려면 은행은 IT의 지원을 받아야 하며 서비스나 제도, 시장을 대하는 시각도 훨씬 더 유연해져야 한다.
김동철 < 한국IBM 은행산업본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