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민주화 영웅 하벨 前대통령 별세

폐질환으로…향년 75세
체코 민주주의 영웅 바츨라프 하벨 전 대통령(사진)이 체코 북부 자신의 집에서 18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75세.

그의 비서인 사비나 단체코바는 성명을 통해 “하벨 전 대통령이 이날 오전 자신의 별장에서 타계했다”고 말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1989년부터 2003년까지 14년간 체코를 통치한 하벨은 1996년 오른쪽 폐에 15㎜ 크기의 악성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아 폐의 3분의 1을 잃은 후 담배를 끊는 등 건강하게 생활해왔다. 한때 택시 운전기사로 일했던 그는 프라하 예술아카데미를 졸업한 후에는 작가로 활동했다. 1989년 11월 하벨은 반체제연합 ‘시민포럼’을 조직, 공산당의 권력독점 폐지 등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주도했다. 같은 해 체코슬로바키아를 소련의 지배에서 벗어나게 한 ‘벨벳 혁명’을 이끈 영웅으로 첫 민선 대통령이 됐다. 하벨은 1989~1993년 체코슬로바키아 대통령을 지냈으며 1993년 체코와 슬로바키아로 분리된 이후 2003년까지 체코 대통령으로 일했다. 하벨은 동유럽에서 공산주의가 몰락하고 민주주의로 이행하는 데 핵심 인물 가운데 한 사람으로 평가된다. 하벨은 1984년 제7회 서울평화상을 받았고, 퇴임 후 미국의회에서 황금메달 훈장을 수여받았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