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명 몰린 공공기관 채용박람회…입사 선배와 상담 '장사진'

정부, 내년 1만4000명 채용…"이번이 공기업 취업 기회다"
대학진학 보다 취업전선으로…고졸채용 확대…고교생 '북적'
기획재정부는 19일 서울 코엑스에서 ‘2011 공공기관 열린채용 정보박람회’를 개최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열린 이번 행사는 20일까지 이틀간 이어진다. 106개 공공기관들이 행사장 내 부스를 마련해 취업 준비생들과 상담했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취업 준비생만 1만명에 달했다.

◆공공기관 인기 여전대학 졸업생 및 재학생은 물론 교복 차림으로 진학담당 교사와 함께 행사장을 찾은 고등학생들도 적지 않았다. 이들은 내년 경기 침체 등으로 쉽지 않은 여건이지만 오히려 공공기관의 취업 문턱은 다소 낮아지는 만큼 이번에 꼭 취업에 성공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내년 공공기관 일자리가 올해보다 40% 늘어난 1만4000여명에 달하기 때문이다.

지난 8월 일본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귀국해 구직에 나선 김창현 씨(26)는 “지난 하반기 대기업 위주로 원서를 넣었지만 모두 떨어졌다”며 “민간기업 쪽으로는 취직이 힘들 것 같아 앞으로는 공공기관 쪽으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숙명여대를 졸업하고 지난 하반기 민간기업 취업전선에 나섰던 조영은 씨(25)도 “지금까지는 민간기업만 준비했지만 이젠 공공기관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서류전형에서 탈락시키는 비율만 보더라도 일반 기업보다 공공기관이 더 유리할 것 같다”고 했다.성균관대에서 경제학과 영상학을 전공하는 김동한 씨는 “관광공사 취업을 준비해 왔다”며 “공공기관 취업은 각 기관별 전형이 워낙 다른 데다 채용 인원도 해마다 다르기 때문에 일찍 준비하는 게 좋다”고 했다.

◆고졸자 채용 확대로 대거 몰린 고교생

고교생들의 취업 기대감도 그만큼 커졌다. 동일여자전산디자인고 경복비즈니스고 등 특성화고 학생들이 진학담당 교사와 함께 행사장을 대거 찾았다.아침 일찍부터 18명의 학생과 함께 행사에 참가한 한상훈 동일여자전산디자인고 교사는 “작년 17%에 불과했던 졸업생 취업률이 올해 40%까지 올라갔다”며 “은행 공기업 등에서 고졸자 채용이 늘리면서 대학에 진학하겠다는 학생들까지 마음을 돌려 취업전선에 나서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 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박새별 양은 “아직까지 부모님은 대학 진학이 우선이라고 말씀하시지만 앞으로는 고졸 취업이 더 나을 것 같다”며 “회사에 들어가서도 야간대학 등에 진학해 학업을 병행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취업 멘토로 나선 1~2년차 선배들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전력공사 산업은행 기업은행 한국마사회 등 공기업 부스마다 정보를 얻으려는 취업 준비생들이 긴 줄을 늘어서는 등 인기를 끌었다. 각 공공기관에서 나온 인사담당자나 1~2년차 선배들이 상담 부스에 앉아 애정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