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망] 환율 한때 1200선 위협…한국 CDS프리미엄 15bp 올라
입력
수정
금융 시장 동향원·달러 환율이 19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에 장중 한때 26원 이상 오르며 1185원대로 급등했다. 이후 불안 심리가 다소 가라앉으면서 1160원대로 떨어졌다. 그러나 김 위원장 사망을 계기로 외국인들이 가장 우려하는 ‘한반도 지정학적 위험’이 불거진 만큼 당분간 환율이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고 외환딜러들은 예상했다.
"불확실성 커졌지만 리먼때보다 충격 작을 것"
국내 금값 0.9% 상승
< CDS : 신용부도위험 >
◆한때 1200원 위협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1160원에 개장했다. 전주 말보다 1원40전 오른 수준이었다. 주가 하락으로 환율 상승폭이 커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1170원을 뚫기는 어렵다는 게 외환딜러들의 분위기였다.
그러나 김 위원장 사망 소식으로 이 같은 전망이 완전히 빗나갔다. 이날 낮 12시1분께 환율 주문실수까지 겹치면서 1199원으로 치솟았다. 뒤늦게 이 주문이 합의 취소되면서 장중 고점은 1185원으로 변경됐다. 이날 환율은 16원20전 오른 1174원80전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에선 “외환당국이 환율 급등을 막기 위해 달러 매도 개입에 나서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국내 금값은 원·달러 환율 급등 여파로 올랐다. 서울 종로 귀금속시장에 따르면 국내 금 소매가는 3.75g(한 돈) 당 23만6000원으로 전날보다 0.9%(2000원) 상승했다.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직후인 12시 1.3%(3000원) 치솟았다가 이후 다소 진정됐다.◆한국 부도위험 급증
김 위원장 사망 소식은 국제 금융시장에서 한국의 신용부도위험(CDS) 프리미엄을 밀어 올렸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김 위원장 사망 소식 이후 홍콩 금융시장에서 한국물 CDS프리미엄은 9bp(1bp=0.01%포인트) 오르며 168bp까지 치솟았다. 이어 열린 런던 금융시장에서는 174bp(오후 5시30분 기준)까지 오르는 등 이날 하루에만 15bp 상승했다. 한국물 CDS프리미엄은 유럽 재정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10월4일 229bp를 기록한 뒤 최근 150~160bp 사이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국제금융센터 관계자는 “김 위원장 사망 소식으로 CDS 프리미엄이 뛰었지만 연말이라 거래는 뜸한 편”이라고 전했다.
반면 외화자금 시장은 별 충격을 받지 않았다. 외화자금 시장의 기준인 3개월물 스와프포인트는 전주 말보다 20전 내린 6원40전에 거래를 마쳤다.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는 오히려 20전 오른 2원75전에 거래를 마쳤다. 스와프포인트는 선물환율에서 현물환율을 뺀 값으로 외국인이 국내 은행에 일정 기간 달러를 맡기고 원화를 빌리는 비용을 뜻한다. 낮을수록 외화유동성이 나쁘다.◆“리먼 때 같은 충격은 없을 것”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예상치 못한 충격을 가져왔지만 2008년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 파산 때보다는 충격이 작을 것으로 예상했다.
오석태 SC제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사건으로 환율이 1200원을 넘기는 힘들다”고 단언했다. 최성환 수출입은행 국제금융부장은 “투자자들의 관심은 김정일 사망이 아니라 향후 북한의 정권 승계 여부”라며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리먼 사태 같은 충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용석/이상은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