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망] 과거와는 '리스크' 차원이 달라…경제 '발목' 잡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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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경제 어떻게 되나유럽 재정위기와 국내 경기둔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국내 경제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이라는 큰 불확실성이 생겼다. 경제 전문가들은 “북한의 후계 체제가 아직 완전하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급변 사태가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국제 신평사들 '긍정적' 유지
가장 우려되는 시나리오는 북한의 지도 체제가 불안정해지는 것이다. 1994년 김일성 사망 당시와 다른 점은 28세 김정은의 후계 체제가 확고하지 않다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권력암투 등 내분이 일어나면서 북한 정권이 붕괴되고 이 과정에서 군사적인 도발까지 일어난다면 경제에는 메가톤급 충격이 올 수 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사망이 단순히 병에 의한 것이라면 충격은 과거처럼 일시적인 것으로 그칠 수 있다”며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추가적인 충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면적인 전쟁 등 최악으로 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의견도 많았다. 박연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북한이 사망 발표를 미루는 등 내부적으로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고 보여 크게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진단했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대남 도발을 일으킬 만한 정신이 없을 것”이라며 “북한 체제가 잘 안정되면 오히려 한국 경제에는 득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유승경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유럽 위기 등으로 가뜩이나 불안한 심리를 갖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이 우려되지만 이번에도 김정일 장례식이 끝나는 즈음에는 빠르게 안정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여건)이 크게 훼손되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피치는 “김정일 사망으로 남한의 불확실성이 커져 상황을 면밀히 살펴보겠다”면서도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무디스 역시 “한국의 경제나 금융 펀더멘털이 바뀌지는 않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서욱진/박신영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