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코, 이공계 학술대회 '메카' 로 부상

2012년 12개 행사에 1만8000여명 몰릴 듯
공단내 대기업 등 입주…인프라 잘 갖춰져
“2008년부터 시작한 이공계학회 학술대회 유치 활동이 이제 빛을 보는 것 같습니다.”

김명신 창원컨벤션센터(CECO·세코·사진) 사업단장(47)은 이달 초 서울에서 열린 한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직원과 함께 창원에서 출발하는 KTX를 이용해 저녁 무렵 서울에 도착했다. 이날 모임은 주요 이공학회 사무국장들이 참석한 이공계학회 실무진 모임이었다. 김 단장은 사업계획 수립 등 바쁜 일정 속에서 학회모임이 있는 날이면 어김없이 전국 어디든 달려간다. 김 단장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직원과 함께 두 달에 한 번꼴로 이공계학회 사무국을 돌며 행사 유치를 위한 세일즈를 한다”고 말했다.세코사업단이 전국의 이공계학회를 돌며 학술대회 등 행사 유치 활동을 시작한 건 2008년. 세코사업단은 창원컨벤션센터 규모가 중소형인 데다 인근에 부산 벡스코, 대구 엑스코 등 경쟁 컨벤션센터가 밀집돼 있어 이들과의 차별화를 모색했다. 연구기관과 첨단 제조기업이 몰려 있는 창원의 입지와 특성을 감안해 이공계학회의 학술대회 유치를 목표로 삼았다.

사업단은 그해 서울에서 150여명의 국내 학회 사무국장을, 2009년엔 이공계학회 관계자를 초청해 설명회를 갖는 등 세코가 이공계학회 학술대회의 최적지라는 점을 알렸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2009년부터 이공계학회 학술대회를 하나둘 유치하기 시작했다. 행사대행사를 쓸 수 없는 소규모 학회를 위해선 세코 직원들이 업무를 지원해줬다. 특히 2013년 10월 열리는 대한조선학회 주최 ‘제12차 선박과 해양구조물의 실제적 설계에 관한 국제심포지엄’은 포르투갈과 막판까지 경합을 벌여 유치에 성공했다. 이 행사에는 30개국에서 3000여명이 참가한다.이처럼 지방도시 창원에 있는 세코가 이공계학회 ‘학술의 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는 사업단의 노력도 있지만 전기연구원, 재료연구소 등 전문 연구기관과 2000여개에 달하는 대·중소기업이 창원공단을 중심으로 위치하고 있는 등 최적의 인프라가 한몫하고 있다.

2009년엔 5개 학술대회를 유치해 3000명이 참가했다. 지난해엔 6개 대회에 4000명, 올해는 7개 대회에 6000명으로 참가인원이 늘었다. 내년에는 대한환경공학회 국제학술대회 등 12개 대회를 통해 1만8000명이 세코를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대한조선학회 관계자는 “조선산업 현장과 연구소 등 인프라가 잘 갖춰진 창원에서 국내 학술대회를 열어왔는데 그동안 쌓인 신뢰가 밑거름이 돼 국제학술대회 개최지로 결정됐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풍부한 산업 연구 인프라를 지닌 입지여건과 이공계학회의 특성이 맞물리면서 이공계학회 학술대회를 유치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지원과 사업단의 적극적인 유치활동을 통해 세코를 이공계학회 ‘학술의 장’으로 확고히 자리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창원=강종효 기자 k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