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문성근, 친노의 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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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대표 출마 선언내달 15일 새 지도부를 뽑는 민주통합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노(노무현) 인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차기 당권 경쟁에서 선두 주자로 꼽히는 한명숙 전 총리(사진)와 문성근 국민의명령 대표가 19일 나란히 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민주당 당권 레이스가 본격화됐다.
문재인도 이번주 "부산 출마"
당내 대권 주자로 꼽히는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도 이번 주께 부산 지역구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노무현 정부 말기 최대 위기에 처했던 친노 그룹이 4년 만에 당권과 대권 경쟁에서 새로운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이다.한 전 총리는 이날 영등포 당사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의 기본을 김대중 대통령에게, 정치 활동의 원칙을 노무현 대통령에게서 배웠다. 두 분 대통령이 떠난 빈자리, 감히 제가 그 자리를 이어가고 싶다”며 당권 도전을 선언했다. 민주통합당 현역 의원들과 친노 그룹, 시민사회단체의 고른 지지를 받고 있는 한 전 총리는 가장 강력한 당권 주자로 꼽힌다. 이날 출마 선언 행사에는 민주당 전·현직 의원 30여명이 참석해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민주당과 시민사회단체, 한국노총으로 다원화돼 있는 통합 야당의 다양한 인적 구성을 한데 아우를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검찰 ‘표적수사’ 부작용도 한 전 총리 대세론에 일조했다는 지적이다.
문 대표도 이날 ‘오늘은 민란이지만 내일은 성공한 시민혁명이 될 것’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당권 경쟁에 가세했다. ‘백만송이 국민의 명령’에 동참한 시민이 18만명에 달해 시민참여경선으로 실시되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만만치 않은 조직력을 과시할 것이란 전망이다. 문 대표는 “현장 속의 정당, 젊은 정당, 소통이 가능한 정당을 시민과 함께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30년 시민운동가 출신으로 YMCA의 ‘맏형’으로 꼽히는 이학영 전 진보통합시민회의 상임의장도 “시민의 요구가 정책이 되고 집행되는 정당을 만들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주 출마를 선언한 486그룹의 이인영 전 최고위원을 비롯 김부겸 이종걸 우제창 의원, 신기남 김태랑 전 의원 등도 차기 지도부 경쟁에 뛰어들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전대 ‘폭력사태’ 이후 숨고르기에 들어갔으나 오는 22~23일 후보자 예비등록 즈음 당권 도전을 선언할 것이란 관측이다. 민주당은 26일 중앙위원 762명이 참여하는 컷오프(예비경선) 방식으로 본선 후보자 9명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