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리스크 걷히니…금융·화학株 힘 받네

'낙폭과대' 유통주 등 가격 매력에 급등
외국인·기관 쌍끌이…코스피 1840 회복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으로 1776.93까지 하락했던 코스피지수가 이틀 만에 1840선을 회복했다. 21일 코스피지수는 55.35포인트(3.09%) 오른 1848.41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이 3일 만에 3299억원의 순매수로 돌아서면서 지수를 끌어올렸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당분간 북한 리스크 대신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경기에 따라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일단 북한 리스크가 잠복한 만큼 낙폭 과대주에 관심을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과대 낙폭 금융, 화학주 급등

이날 증시에서는 코스피지수 대비 낙폭이 컸던 업종 위주로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은행업종이 4.18% 오른 것을 비롯해 금융(3.92%) 화학(3.23%) 유통(3.29%)이 강세를 보였다.

신한지주가 4만500원으로 6.30% 오른 것을 비롯해 KB금융(4.34%) 하나금융(5.70%) 등이 급등세로 마감했다. 우리투자증권(6.75%) 키움증권(5.96%) 대우증권(5.0%) 등 증권주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국내 은행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5~0.7배 수준으로 장부가치 아래로 저평가돼 있다는 점이 저가매수세를 이끌어냈다. 화학업종에서는 LG화학이 1만2500원(4.07%) 상승한 32만원에 마감했다. 부진을 면치 못했던 롯데쇼핑도 6.21% 급등하며 유통주 상승을 견인했다.

◆낙폭 과대주에 관심을

북한 리스크가 잠복한 만큼 증시는 다시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경제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해외 변수에 주목하되 단기간 낙폭이 컸던 종목의 낙폭 메우기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달 이후 낙폭이 컸던 업종은 운송장비 화학 금융이 꼽힌다. 11월1일 이후 코스피지수는 3.2% 하락한 반면 화학업종은 6.2%, 금융업종 6.7%, 운송장비업종은 7.8% 각각 떨어졌다. 박중섭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120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1900선을 돌파하기 전까지 추세적인 상승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코스피지수 전 고점 대비 낙폭이 과대했던 업종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종목으로는 코스피지수 전 고점 대비 16.62% 하락한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해 GS(-21.5%) 하나금융(-13.62%) 대우조선해양(-9.1%) 롯데쇼핑(-21.34%) 등을 꼽았다.

◆여전히 글로벌 변수에 촉각

전문가들은 유럽 재정위기의 불확실성과 미국 경기지표 개선 여부가 국내 증시의 추세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 재정위기는 유럽중앙은행(ECB)과 독일이 국채 매입 확대에 부정적이어서 근본적인 해결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유럽 재정위기가 여전히 가장 큰 위험 요인”이라며 “다음달 중순까지는 당국자 간 회담이나 재정위험국의 채권 만기 등이 없어 수면 아래로 잠복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미국 경기지표 개선은 주가 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제조업과 고용에 이어 경기 후행지표의 성격이 강한 주택경기가 회복되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다. 이상재 현대증권 경제분석부장은 “11월 미국 신규 주택 착공 건수가 정부의 부양책 등 일시적 요인의 도움 없이도 1년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주택경기 회복이 지속되면 내년 경제성장률은 예상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상미/유승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