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로 불황 넘는다] 에쓰오일, 세계 최대 PX공장 이어 태양광도 진출

에쓰오일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정유회사’라는 비전 아래 기존 정유·석유화학 사업을 확장하는 한편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10월 합성섬유 원료인 파라자일렌(PX) 등을 생산하는 대규모 석유화학 공장을 완공했다. 이번 프로젝트로 에쓰오일은 단일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연산 170만의 파라자일렌과 연산 56만의 벤젠 생산시설을 갖추게 됐다. 아흐메드 에이 수베이 에쓰오일 사장은 “연간 34억벌의 옷감을 만드는 섬유 기초원료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며 “이번 시설 가동으로 연간 매출이 3조50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에쓰오일은 주요 생산 품목인 파라자일렌을 중심으로 제품 수출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신규 시설 가동을 통해 연간 20억달러 이상의 수출 증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보고 있다.

특히 파라자일렌은 작년 7월 당 847달러로 저점을 찍은 이후 지속적으로 가격이 상승, 올해 3월 사상 최고 수준인 당 1689달러를 기록한 뒤 현재까지 1400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4월 신규 시설을 본격 가동한 뒤 에쓰오일의 3분기 누적 석유화학 매출이 9000억원을 돌파했다”며 “작년 동기에 비해 118%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에쓰오일은 태양광 전지 주원료인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한국실리콘의 지분을 확보하면서 태양광 산업에도 뛰어들었다. 3자배정 신주발행(유상증자) 참여 형식으로 한국실리콘의 지분 33.4%를 2650억원에 인수하는 전략적 투자를 결정, 올해 6월 한국실리콘의 대주주인 오성엘에스티와 조인트 벤처 협약을 체결했다.한국실리콘은 작년 국내에서 두 번째로 고순도 폴리실리콘을 상업생산한 태양광 업체로 연간 3500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증설 투자가 완료되는 내년엔 연간 1만2000까지 생산능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폴리실리콘 산업을 미국 독일 일본 한국 등 일부 국가의 극소수 업체만이 상업생산할 정도로 초기 진입장벽이 높은 매력적인 산업으로 평가하고 있다.

김동욱 기자 ins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