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C 스마트폰'센세이션XL'써보니…4.7인치 화면에 선명한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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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만 화소 카메라도 만족올 하반기 출시하는 스마트폰들의 공통된 화두는 ‘어떻게 하면 이용자들이 좀 더 쾌적하게 콘텐츠를 즐기게 할까’이다. 스마트폰이 동영상과 음악을 감상하고 게임까지 즐기는 기기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본 제공 이어폰, 중저음 대역서 심한 울림
이 때문에 휴대폰 업체들은 자사 신제품을 홍보할 때 으레 화면 해상도나 음질 등을 내세운다. 스마트폰의 ‘두뇌’라 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의 성능이 중요하게 떠오르는 것도 고화질 동영상과 고성능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할 수 있어서다. HTC가 최근 내놓은 스마트폰 ‘센세이션XL’은 이런 측면에서 미묘한 기기다. 이 기기의 AP는 퀄컴제 1.5㎓(기가헤르츠) 싱글코어다. 하반기에 경쟁적으로 나온 듀얼코어 AP 탑재 스마트폰보다 한 단계 떨어지는 성능인 셈이다. 화면 해상도도 가로 480×세로 800으로 평범하다.
하지만 HTC는 이 제품의 화면 크기를 4.7인치로 키웠다. 이용자들이 동영상 감상, 인터넷 웹사이트 접속, 게임 등을 하는 데 쾌적한 느낌을 주겠다는 의도다. 8월 인수한 비츠 오디오의 대표적 헤드셋 브랜드인 ‘비츠 바이 닥터 드레’ 이어폰을 기본으로 제공한다. HTC는 이 제품을 음악 감상에 특화한 스마트폰으로 포지셔닝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은 센세이션XL을 입수해 사흘간 써봤다. 제품 외관을 살펴보면 국내 이용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백색을 기본색으로 해 HTC의 특징적인 유선형 디자인을 잘 살렸다. 은색 금속 재질의 뒷면을 쥐는 느낌도 나쁘지 않았다. 4.7인치 대화면이지만 전반적으로 ‘잘 빠졌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다만 70.7로 폭이 넓은 데다 두께도 9.9에 달해 한 손에 쥐기에 부담스러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게도 162.5g으로 무거운 편이다.
인기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와 ‘굿와이프’를 재생해 보았다. 최근 출시된 고해상도 스마트폰들과 동급은 아니지만 상당히 선명한 화질로 동영상을 볼 수 있었다.
넓은 화면을 이용해 인터넷 웹사이트를 PC용 화면으로 봐도 될 정도로 편리했다. 고사양 게임을 재생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성능 측정 앱 ‘쿼드런트’ 측정 결과는 1924점으로 3400점 정도가 나오는 삼성전자 갤럭시S2에 못 미친다. 이 제품에서 가장 논란이 많은 부분은 기본으로 제공하는 이어폰이다. 인디밴드 불나방스타쏘세지클럽의 ‘시실리아’를 재생시켜 보았다. 곡 특유의 세세한 효과음이 잘 들렸지만 중저음 대역에서 울림 현상이 심해 다소 듣기 거북했다.
클래식으로 장르를 바꿔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을 재생할 때도 불만스러웠다. 대신 다른 헤드셋으로 바꿔 같은 곡을 들었을 때는 다른 스마트폰들보다 한층 생생한 음향을 즐길 수 있었다.
800만 화소 카메라 성능은 만족스러웠다. 특유의 센스 UI(유저 인터페이스)도 편리했다. 터치스크린에서 손가락을 움직여 화면을 넘기고 아이콘을 누를 때 쾌적함은 HTC 특유의 기술력을 실감케 했다. 아쉬운 점이 있지만 보급형 스마트폰으로는 꽤 쓸 만하다는 느낌이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