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외국 항공사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 적법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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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의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안이 외국 항공사에도 적용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내년 1월부터 EU에 취항하는 모든 항공사는 온실가스 배출 부담금을 내야 한다. 자국 항공사에 대한 적용 면제를 주장해온 미국 중국 등과 EU간 갈등이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유럽사법재판소(ECJ)는 21일 “EU의 배출권 거래제도에 EU 역내에서 이뤄지는 항공업계 활동을 포함시킨 것은 국제 관세법이나 항공 자유화 협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EU는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산업별로 이산화탄소 배출 허용량을 지정해 기준치를 초과할 경우 탄소배출권을 구입하도록 하는 제도를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캐나다와 미국 항공사들은 “외국의 주권을 침해하고 항공 관련 국제 조약에 위배된다” 며 제소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 등이 보복 조치 등을 취하면서 통상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EU에 대응 조치를 경고해왔다. 지난주 미국 정부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레이먼드 러후드 교통장관 공동 명의의 서한을 통해 “현재 방침에 대한 재고를 촉구한다” 며 “상응한 조치가 불가피할 것”이란 입장을 보였다.중국항공운송협회(CATA)도 “EU의 규제로 중국 항공사들이 추가로 연간 8억 유로를 부담해야 하고 2020년엔 이 금액이 4배로 늘어날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EU는 이산화탄소 규제가 EU 회원국 항공사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것이어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 항공업계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다른 업종에 비해 많아 규제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EU 통계에 따르면 1990년 이후 대부분 업종에서 탄소 배출량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하지만 항공업계의 배출량은 같은 기간 2배로 늘어났고 2020년에는 3배가 될 전망이다.
정성택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