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생명 '나눔경영'] 신입사원 첫 임무 '연탄배달'…지역사회와 든든한 情 쌓아요

임직원·설계사 2만5000명, 전국 영업망 통해 '밀착 봉사'
철암·장성 고지대 지역에 생수 지원…헌혈행사·바자회 등 月 1200명 참여
올해 입사한 대한생명 신입사원 120명은 지난 19일 인천 학익동을 찾았다. 이 지역에 사는 독거노인과 저소득층 가정이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사랑의 연탄나눔’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서다. 신입사원들은 추운 날씨에도 이 지역 50가구에 연탄 200장씩 모두 1만장을 직접 배달하며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이세미 씨(23·여)는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후 첫 번째 참여하게 된 봉사활동을 통해 주변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 더 많은 봉사활동에 참여해 대한생명 사회공헌활동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신입사원 첫 업무는 사회봉사활동

대한생명에 입사한 새내기들의 첫 업무는 사회봉사활동을 하는 것이다. 신입사원들은 5주 동안의 입문 교육을 마치고 각 부서에 배치되면 해당부서가 담당하는 지역 봉사팀에 소속돼 봉사활동을 이어가게 된다.

올해 신입사원들은 이번 봉사활동을 직접 기획하고 참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연탄 구입 비용을 손수 마련했다. 연수기간 동안 지급되는 간식비와 진행 경비를 절약해 일부 기금을 만들었고, 부족한 금액은 선배들의 구두를 닦아주는 등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조달했다.신입사원 심명보 씨(25)는 “올 겨울에는 입사 동기들과 송년회 대신 봉사활동으로 하나가 되는 계획을 세웠다”며 “부서에 배치된 후 주어진 첫 번째 업무가 사회봉사활동이라는 점이 뜻 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임직원 및 설계사 2만5000명으로 이뤄진 봉사단

대한생명의 사회공헌활동은 2004년 9월 모든 임직원과 재무설계사(FP) 등 총 2만5000명으로 구성된 한화봉사단이 출범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후 8년여 동안 전국 각지에서 지역 복지단체와 결연을 맺고 매달 한 차례 이상 봉사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지금까지 월 평균 1200명이 봉사활동에 동참했다. 회사 관계자는 “사회공헌활동은 대한생명의 대표적인 기업문화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대한생명은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전 임직원이 연간 근무시간의 1%(약 20시간) 이상을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봉사활동을 근무시간으로 인정했다.또 나눔정신을 실천하기 위해 모든 임직원의 자발적인 참여로 매달 급여의 일정 부분을 사회공헌기금으로 적립하는 ‘사랑모아 기금제도’를 시행했다. 회사 측도 매칭그랜트를 도입해 매월 직원 모금액과 동일한 금액을 사회공헌기금으로 내놓는다. 이 제도를 통해 지난달까지 65억2543만원이 모금됐으며 이 기금은 전액 지역사회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됐다.

대한생명은 정기적인 봉사활동 외에도 다채로운 1회성 사회공헌 이벤트를 마련한다. 최근에는 전사적인 헌혈 행사를 벌여 백혈병이나 소아암을 앓고 있는 아이들에게 학용품 세트와 400여장의 헌혈증을 기부했다. 올해 1월에는 오피스 겸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갖추고 있는 본사 63빌딩의 특성을 살려 바자회를 열기도 했다. 당시 구세군 서울후생원과 함께 의류업체로부터 기부받은 1500여벌의 아동복을 임직원이 직접 판매했다.

◆지역사회와 하나되는 데 초점대한생명 사회공헌활동의 목적은 지역사회 일원으로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이를 브랜드 가치 상승으로 연결해 사회로부터 사랑받는 기업이 되는 데 있다.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해 경영성과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게 회사의 인식이다.

이를 위해 단순히 기부금을 전달하는 소극적인 활동에서 벗어나 지역사회 내의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과 자매결연을 맺고 적극적인 사회공헌활동을 벌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봉사팀 단위로 지속적인 봉사활동을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지역재난 구호사업을 꼽을 수 있다. 전국에 영업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활동이지만 구호사업은 각 지역 봉사팀이 자발적으로 회사 측에 요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2009년 2월에는 유엔에서 한국을 ‘물 부족 국가’로 분류한 것이 단지 기우가 아니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는 사건이 있었다. 강원도 태백지역이 극심한 겨울 가뭄으로 하루 3시간씩만 수돗물을 공급했고, 이마저 고지대로 물을 공급해야 하는 지리적 특성 탓에 수압이 높게 유지돼야 했다. 하지만 제한급수가 시작되면서 미급수 시간대에는 수도관에 공기가 차게 돼 동파, 누수, 수압 저하로 단수가 되는 악순환이 되풀이됐다.

철암 장성 황연 등 고지대 8개 지역은 수돗물 공급이 아예 끊겨 차량 급수에 의존했고 더군다나 좁은 골목길로 인해 급수차량 진입이 어려운 지역의 3000여명은 인근 샘터 등에서 물을 길어다 마셔야 했다. 일부 학교에서는 물이 부족해 빵과 우유로 급식을 대신하는 등 피해가 속출하자 태백시장은 생수 지원 호소문을 발송했다. 대한생명 봉사단은 호소문을 받고 가장 먼저 태백지역에 달려갔다. 당시 2ℓ 생수 1만2000병을 전달했고 급수차량의 접근이 힘든 태백시 삼수동에는 직접 생수를 배달했다.

대한생명의 구호사업은 매년 그 해의 가장 큰 재난과 함께했다. 2002년 강릉지역을 강타한 태풍 루사, 2003년 태풍 매미, 2005년 강원도 산불로 인한 피해 복구를 지원했고 2006년 태풍 에위니아, 2007년 태풍 나리와 위파로 인한 피해 복구에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2007년 발생한 태안 기름 유출사고 때도 모두 네 차례에 걸쳐 150여명이 찾아가 기름 제거 작업을 벌였다.

◆체계적인 관리로 봉사활동의 질(質) 제고

대한생명은 사회공헌 홈페이지(http://welfare.korealife.com)를 만들어 전국 봉사팀의 활동을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월별, 분기별 활동 계획서와 결과 보고서를 작성해 전산화하고 봉사활동 평가 측정표를 통계화해 향후 봉사활동에 활용한다.

매년 한화그룹 창립 기념일(10월9일) 전후에는 ‘자원봉사 大축제’를 열어 대표이사는 물론 모든 임원이 솔선수범해 전국적으로 봉사 릴레이를 실시한다. 매해 1박2일간 봉사리더 세미나를 개최해 각종 정보를 공유하고 공감대도 형성한다. 봉사팀과 봉사리더, 봉사자를 대상으로 창립 기념식 때 포상도 한다.

대한생명 봉사단은 전국 140개 봉사팀으로 구성돼 있다. 각 봉사팀은 장애인 노인 보육원 등 지역사회 소외층과 1 대 1 자매결연을 맺고 매달 1회 이상 지속적인 봉사활동을 벌인다. 내년에는 기존의 봉사활동을 더욱 강화하는 한편 긴급 재난구호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만성신부전 환자들을 위한 사업과 최근 급증하고 있는 다문화가정 중 어려운 가정을 택해 출산 관련 지원을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대한생명 한화봉사단 단장을 맡고 있는 신은철 부회장은 “앞으로도 지역과 상생하며 생명보험업의 정신을 실천할 수 있는 공익사업을 꾸준히 전개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