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체제] 군부 핵심 이영호 누구…김일성 주치의 아들, 김정일과는 오랜 친구

김정은이 지난 20일 북한 지도부와 함께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신이 안치된 평양 금수산기념궁전에 처음으로 참배하러 갔을 때다. 전 세계가 북한 군부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김정은의 바로 왼쪽 옆에 이영호 총참모장(69·사진)이 자리한 사진이 공개됐다. 오른쪽에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섰다. 김영남 위원장이 명목상 국가 수반임을 감안하면 김정은 시대 이영호 총참모장의 위상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이영호 총참모장은 김정일 위원장과 동갑(1942년생)이다. 강원 통천에서 태어났으며 아버지는 김일성 주석의 빨치산 활동 당시 주치의를 지낸 것으로 알려진 이봉수 전 만경대혁명학원 원장(1901~1967년)이다. 때문에 그는 김 위원장과 어릴 때부터 아주 친한 사이였다고 한다. 그는 김 위원장이 뇌졸중으로 쓰러진 2008년 이후 초고속 승진을 했다. 2009년 2월 대장을 단 것과 동시에 인민군 총참모장에 올랐다. 김정은이 후계자로 내정된 직후였다. 김정은이 후계자로 공식 등장한 노동당 대표자회의가 열린 지난해 9월28일에는 차수로 승진하면서 동시에 김정은과 나란히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정치국 상무위원에 입성했다. 특히 이날 그의 자리 위치가 대외적으로 집중적인 주목을 받았다. 김 위원장이 관례대로 앞줄 정중앙에 자리했다. 그의 오른쪽에 이영호가 있었고, 이어 김정은이 위치했다. 이영호가 김 위원장과 김정은 사이에 자리한 것이다. 이날 이후 공식 행사에서 이영호 총참모장의 자리는 김 위원장과 김정은 사이로 고정됐다. 1980년 6차 당대회 때 김 위원장이 후계자로 공식 지명됐을 당시 실세였던 오진우 인민무력부장이 김일성과 김 위원장 사이에 앉은 것과 같다.

정부 관계자는 25일 “김 위원장이 과거 오진우와 같이 김정은 후계 체제의 연착륙을 위해 군부의 핵심 역할을 이영호에게 주면서 차근차근 준비해왔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