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카의 전설 머스탱…美 젊은층 아이콘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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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판매 스포츠카 절반 차지‘미국에서 팔린 스포츠카 2대 중 1대는 머스탱이다.’
작고 값 싸…대중화 이끌어
포드, 2012년형 신모델 출시
포드 머스탱에 붙는 수식어 중 하나다. 실제로 머스탱은 1964년 출시 이후 지난해까지 920만대가 팔려 나간 베스트셀링카이자 ‘스포츠카의 대중화’를 이룬 미국의 대표적 스포츠카 중 하나다.머스탱은 ‘미국 자동차의 전설’로 꼽히는 리 아이어코카에 의해 탄생했다. 그는 1945년 포드의 세일즈맨으로 입사해 최고경영자(CEO)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자 머스탱을 개발하며 포드에 엄청난 이익을 안겨다준 사람이다.
1950년대까지 알프레드 슬론이 이끄는 GM의 공세에 어려움을 겪던 포드의 아이어코카는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다소 엉뚱한 생각을 해냈다. 당시 갓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과 같은 젊은이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는 스포츠카를 만들되 서민들도 탈 수 있도록 저렴한 가격에 많이 생산하자는 것이다.
그는 길이 180인치(4.572m) 이하에 가볍고 가격이 2500달러 이하인 차를 팔기를 원했다. 당시 돌아다니는 대부분의 승용차는 길이가 5를 넘었고 가격도 비쌌다. ‘스포츠카의 대량 생산’이라는 말은 얼핏 앞뒤가 맞지 않는 듯했지만 아이어코카는 기존 모델에 사용하는 부품들은 물론 섀시와 현가장치 등도 최대한 기존 모델에서 사용하는 것을 가져다 조립해 웰-메이드 스포츠카인 머스탱을 내놓으며 이를 성공시켰다. 머스탱은 1964년 4월 뉴욕 세계박람회에서 처음 공개 이후 하루에 2만2000대가 팔려 나갔고 같은 해 연말까지 41만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이듬해인 1965년에는 당시 최고의 레이서 중 한 명이던 캐롤 쉘비와 함께 개발한 ‘머스탱 쉘비 GT350’을 내놓으면서 고성능 라인도 확장해 나갔다. 이 차는 8기통 엔진에 최고 출력이 300마력을 넘었으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이 6.3초, 최고 속도는 210㎞/h에 달했다.
머스탱은 문자 그대로 ‘야생마(mustang)’라는 의미로 젊은층들의 라이프 스타일과 경제적 능력에 맞게 소형화한 차였다. 긴 털의 꼬리를 휘날리며 달려나가는 야생마 모습의 머스탱 엠블럼은 미국 청년문화를 대표하는 아메리칸 아이콘의 하나로 자리잡았다. 머스탱은 야생마 중에서도 약간 크기가 작은 조랑말(pony)에 비유되는 스포츠카라는 의미에서 ‘포니 카’라는 애칭으로 불리기도 했다.
머스탱이 큰 호응을 얻자 GM도 폰티악 파이어버드와 쉐보레 카마로 등 이와 비슷한 크기와 컨셉트를 가진 스포츠카들을 내놓으면서 소형화한 스포츠카가 전성기를 맞는다. 머스탱의 역사는 47년이 지난 오늘에도 이어지고 있다. 2009년에는 출시 45주년을 맞아 아이어코카의 업적을 기리는 헌정 모델인 ‘아이아코카 실버 에디션’이 나오기도 했다. 이 모델은 45대 한정 판매했다. 올해 포드가 내놓은 2012년형 뉴 머스탱은 최고 출력이 309마력, 최대 토크는 38.7㎏·m로 이전 모델보다 성능이 좋아졌다. 6기통 배기량 3726㏄짜리 엔진을 탑재했으며 연비도 9.1㎞/로 나아진 것이 특징이다. 쿠페 가격은 4340만원으로 현대자동차의 신형 제네시스 쿠페 최고 사양보다 400만~500만원가량 비싼 정도다. 컨버터블은 4940만원.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