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책] 영수증 버리고 지폐 순서 정리…지갑이 부자를 만든다

부자들은 왜 장지갑을 쓸까
카메다 준이치로 지음
박현미 옮김
21세기북스
164쪽 │ 1만3000원
‘부자가 되려면 지갑부터 바꿔라. 돈 대하기를 사람대하듯 하라. 소비생활이 엉망이 되는 이유는 지갑에 있다.’

길거리를 떠돌던 노숙자에서 10년 만에 잘나가는 세무사로 변신한 카메다 준이치로의 말이다. 그는 학창시절 아버지가 경영하던 회사가 도산하는 비극을 경험하고 한때 우울증에 시달리기도 했다. 세무사가 된 후 숫자에 약한 경영자들을 위해 예금통장을 활용한 자금 컨트롤 방법을 지도했고, 90%가 넘는 고객들로부터 호평을 받는 스타 세무사가 됐다. 그는 《부자들은 왜 장지갑을 쓸까》를 통해 지갑의 가격으로 연봉이 결정된다는 ‘연봉 200배의 법칙’ 을 소개한다. 20만원짜리 지갑을 쓰는 사람이라면 연봉이 4000만원이 되겠지만, 50만원짜리 지갑을 쓰는 사람은 1억원의 연봉을 받게 될 거라는 식이다. 저자는 “지갑을 대하는 태도는 그 사람의 돈에 대한 태도를 보여준다. 지갑은 단순히 돈을 담는 도구가 아니라 돈과의 관계를 개선시킬 계기를 마련해주는 도구”라고 주장한다.

또 돈을 접어서 보관하지 말고, 장지갑에 넣어 돈이 깨끗하고 편안한 상태로 있을 수 있게 하는 것이 ‘돈에게 사랑받는 비밀’이라고 귀띔한다. 장지갑은 애초에 돈, 특히 지폐에 편안한 형태로 만들어진 호텔과 같다는 뜻이다. 인상(人相)이나 수상(手相)이 있듯이 지갑에도 ‘지갑상’이라는 독특한 인상이 있어 지갑 주인의 사용법에 따라서 멋지게 반짝이거나 낡고 닳고 찌그러진 모습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지갑 다이어트’도 주목할 만하다. 저자는 수많은 고객들을 접해본 후 돈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사람 지갑은 예외 없이 뚱뚱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그는 “신용카드, 영수증, 명세서 등 온갖 잡동사니가 터질 듯이 쑤셔넣어진 지갑은 매일 정리해서 가볍게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그날그날 돈을 어떻게 썼는지 관심을 기울이고 체크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실생활에서 활용할 10가지 지갑 사용 규칙도 등장한다. 새 지갑을 샀다면 현금으로 100만엔 정도(자신이 거금이라고 생각되는 돈)를 넣어볼 것, 지폐는 아래위를 가지런히 맞춰 넣을 것, 액수가 큰 지폐부터 작은 단위로 순서대로 배열할 것, 동전은 동전지갑에 따로 넣을 것 등이다.

저자는 지출의 습성을 세 가지로 나눴다. 가격만큼의 가치가 바로 손에 들어오는 ‘소비’, 장래에 어떤 식으로든 되돌아올 것으로 예상되는 ‘투자’, 사용하면 끝나버리는 ‘낭비’다. 또 돈이 들어오는 곳은 한 곳일 경우가 많아도 나가는 곳은 여러 곳으로 나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돈을 모으고 싶다면 ‘입구’보다는 ‘출구’에 더 주의를 기울이라”고 조언한다.

그는 “스스로의 노력으로 단기적인 수입의 변화를 꾀하기 힘들지만 소비, 투자, 낭비의 성격을 늘 염두에 두면 지출은 100% 자기 힘으로 조절할 수 있다”고 말한다.책의 마지막 장에는 돈의 사랑을 받는 사람의 ‘지갑철학’을 통해 돈에 관심을 가지는 것과 돈에 집착하는 것을 구분한다. 돈에 대한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아 인색하게 굴거나 절약에만 몰두하는 것은 집착이지만 사람을 사귀듯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절도 있게 대하는 것이 돈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돈 버는 습관이라고 조언한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