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문화산업 대상'] 역사성·혼 담아낸 문화상품, 우리 사회 윤택하게 만들어

한 해가 저무는 때가 오면 기업은 공과를 논한다. 회계결산에 의해 기업 실적이 계량적으로 평가된다. 다른 한편으로는 기업에 대한 정성적 이미지 평가를 한다. 전자는 기업 스스로 평가하는 것이고, 후자는 외부인의 시각에서 판단하는 것이어서 두 개의 평가가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 후자는 기업의 이미지에 대한 평가이며, 기업의 향기에 대한 평가다. 기업도 본래적이며 내재적 빛깔과 향을 갖는다.

한국문화산업대상은 기업의 향기에 대한 표창이다. 기업 스스로는 오랫동안 배어들고 스며든 향기를 몰라도 주변은 그 향기에 취했음을 알려주는 행위다. 이런 표창에 의해 문화에 대한 기여 의지를 고취,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사회는 그 덕으로 윤택해지는 것이다. 문화의 산업화는 문화를 응용해 최종재를 생산하는 것을 의미한다. 문화의 상품화는 일반 재화와 달리 그 안에 혼이 있어야 하며, 본래적이어야 한다.

지난 가을 한국문화산업학회는 백남준의 예술혼과 K팝의 상업성을 접목하는 실험을 했다. 6개국의 전문가들을 초청한 국제심포지엄의 주제는 ‘한국의 산업화 이후 현대적 이미지 재정립’이었다. 지난 봄 K팝 열풍이 몰아쳤을 때 이미 세상에 알려진 J팝과 미래 C팝의 차별성 없이는 지속 가능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나왔다. K팝이 일단 관심을 유발시키는 데 성공했으니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현대적 이미지를 심어 차별화를 꾀하자는 의도였다. 세계인의 눈에 비친 한국의 현대적 이미지를 백남준의 독창성과 혼재성에서 추출하고 이를 K팝에 입히자는 것이었다. 잘 디자인한 역사성과 혼을 문화상품에 담자는 시도였다.

문화의 발전은 문화를 어떻게 응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문화의 발전은 그 사회의 문화산업과 문화적 산업의 발전과 불가분의 관계를 가진다. 오랫동안 그런 역사성과 혼을 지키고 보존해온 이들이 있어 이 사회는 온통 향기가 가득하고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문화산업대상을 수상한 이들에게 거듭 축하드린다.

도명국 한국문화산업학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