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ㆍLG 같은 연말휴가 꿈도 못꿔"…휴가계획 33% 불과

삼성, LG등 대기업들이 최장 9일간의 연말 휴가에 들어간 것과 달리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휴가를 쓸 엄두도 못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시장조사기관 엠브레인모니터는 남녀 직장인 1200명을 대상으로 '연말'과 관련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연말휴가 계획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전체 33.6%였다. 10명 중 6~7명은 연말휴가 계획을 세우지 못하는 것으로, 가장 큰 이유는 휴가를 즐길만한 금전적인 여유가 없기(41%, 중복응답) 때문이다. 휴가를 이용해도 딱히 할 일이 없다(32.6%)는 응답이 뒤를 이었고, 휴가를 위한 업무인수가 쉽지 않다(31.2%), 많은 업무량으로 시간을 내기 어렵다(28.3%)는 점을 꼽는 직장인도 많았다.

연말에 흔히 가장 많이 하는 일상적인 활동을 묻는 질문에는 만나야 할 사람들을 만난다는 응답이 73.7%(중복응답)로 가장 많았다. 또 지인들에게 전화를 하거나 이메일을 보내는 커뮤니케이션(62.3%)이 많이 이뤄지고 있어 연말을 맞아 주변사람들과 한번쯤은 교류하려는 목적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반면 집안 대청소(35.2%)와 다이어리 구매(33.3%), 여행(28.8%) 등 개인적으로 이뤄지는 활동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었다. 연말 모임의 유형은 크게 친구(64.9%, 중복응답), 가족(52.7%), 회사 동료 및 선후배(49.6%), 학교 동창(45.2%)과 함께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각 모임별 참여 필요도의 비중은 조금씩 달랐다. 친구 및 동기동창 모임의 참여 필요성이 79.3%로 매우 높았다. 직장ㆍ회사(67.2%), 학교 선후배(52.8%) 모임의 경우는 필요성을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말모임 장소로 선호하는 음식점은 고기류 등을 파는 한식집(82.6%, 중복응답)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일식집(43.2%)과 패밀리레스토랑(42.8%), 씨푸드레스토랑(36.5%)이 각각 뒤를 이었다. 엠브레인 관계자는 "아직까지 연말에는 고기를 구워먹으며 술 한잔을 나누는 한국 특유의 문화가 정착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주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연말 모임에서 가장 꼴불견으로 꼽은 유형은 혼자 취해서 술주정하는 사람(47.9%, 중복응답)과 억지로 술을 권하는 사람(44.1%)이었다. 연말모임의 대부분이 술자리로 이뤄지는 만큼 술을 둘러싼 언짢은 일들이 많이 일어난 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성추행적인 발언 및 행동을 하는 사람(40.9%)에 대한 반감이 매우 강했고, 불평불만이 많은 사람(28.8%)이나 상사에게 아부하는 사람(26.9%)을 꼴불견이라고 보는 의견도 많았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