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소니와 합작법인 S-LCD 정리

삼성전자가 일본 소니와의 LCD패널 합작사업을 접기로 결정했다. 2004년 합작사인 S-LCD를 세운지 7년여만의 결별이다. 삼성전자는 합작법인을 없앤 뒤 일본 소니에 대형 및 중·소형 패널을 공급하는 별도 계약을 체결, 협력관계를 당분간 유지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26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소니와의 패널 합작사인 S-LCD를 정리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소니가 보유한 S-LCD 지분 3억8999만여주를 전량 매입하기로 했다. 지분매입 금액은 1조6500억원 상당이다. 이로써 삼성전자와 소니는 S-LCD를 설립한 지 7년6개월만에 공식적으로 결별하게 됐다.

S-LCD는 2004년 4월 삼성전자와 소니가 TV용 대형 LCD패널 시장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 합작해 세웠다. 자본금은 3조3000억원이다. 삼성전자가 지분 50%+1주, 소니가 지분 50%-1주를 보유하고 있다. 설립 당시 전자업계의 ‘다크호스’ 삼성전자와 일본 TV의 자존심 소니의 협력이란 점에서 당시 글로벌 전자업계에 큰 파장을 미쳤다. S-LCD 설립 이후 두 회사는 2005년 세계 최초로 7세대(1870×2200mm) 패널을 양산하기 시작했으며 2007년 8세대(2160×2460mm) 패널도 세계 최초로 양산하면서 전세계 LCD TV 시장을 장악했다.

그러나 작년부터 LCD TV 수요가 급감하면서 두 회사의 협력전선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소니는 TV사업부가 7분기 연속 적자를 내면서 누적 손실액이 60억달러를 넘어서자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삼성전자도 LCD패널 사업부가 작년 하반기 이후 적자로 돌아섰다. 때문에 업계에선 두 회사가 S-LCD를 정리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삼성전자와 S-LCD를 정리하기로 방침을 정함에 따라 S-LCD 양산라인을 기존 TV용 패널에서 중소형 패널까지로 다변화할 계획이다. 또 소니와 별도 공급계약을 맺고 협력 관계를 지속할 방침이다. 삼성전자가 대형 패널과 중소형 패널을 일정기간 소니에 공급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