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보이스피싱 피해액 40% 감면

다른 카드社도 감면 검토
현대카드가 카드회사 중 처음으로 전화금융 사기(보이스피싱)로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 대출 피해를 입은 회원에게 피해 원금 중 40%를 감면 조치하겠다고 26일 발표했다.

대상은 올해 들어 자동응답시스템(ARS)과 인터넷 등을 통해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를 받은 고객 중 보이스피싱 피해가 확인된 고객 400여명이다. 이들이 피해를 입은 금액은 총 53억원으로 추산된다. 현대카드는 27일부터 피해자에게 일일이 전화해서 구제 절차와 필요 서류 등을 안내할 예정이다.

금융감독 당국이 카드사별로 피해구제 수준을 비슷하게 맞추도록 지도하고 있어 다른 카드사들도 잇달아 ‘피해 원금 40% 감면’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드사들이 피해금액 일부나마 자신들이 떠맡겠다고 나선 것은 이들이 본인 확인 절차를 소홀히 한 데 대한 책임론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어서다. 카드사들은 금융감독원이 지난 6월부터 5차례나 본인 확인을 강화하라고 지도했지만 쇠귀에 경읽기 식으로 아무 대응도 하지 않았다. 지난 10월에는 금감원이 ‘대출 신청이 들어오면 확인 전화를 하거나 휴대폰 인증번호를 확인하고 돈을 조금 늦게 지급하라’고까지 지시했지만 어느 카드사도 시행하지 않았다.

일부 카드사는 같은 전화번호로 카드론이 계속 신청돼 피싱을 의심할 수 있는데도 대출을 해 줬다. 이런 식으로 총 202억원의 카드론 피싱이 발생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