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국채금리 떨어져도 '찜찜'

120년 만에 최저수준 불구
전문가 "돈 갈곳 없어서…"
영국 국채 금리가 120여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일반적으로 국채 금리 하락(국채 가격 상승)은 해당 국가의 경제 상황이 양호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지만 최근의 국채값 급등 현상을 바라보는 영국의 표정은 밝지 않다. 영국 경제가 건강해서가 아니라 ‘더블딥(짧은 경기회복 후 재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갈 곳을 잃은 자금이 국채로만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영국 경제가 더블딥으로 향하고 있다는 우려에 투자자 불안이 커지면서 영국 국채 금리가 1890년대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25일 보도했다.지난 주말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10년물 영국 국채 금리는 2.03%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엔 1.99%까지 하락해 2% 선이 일시적으로 무너졌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국 국채(2.02%)나 독일 국채(1.94%) 등에 근접한 수준으로 국채 금리가 낮아진 것.

최근 무디스 등 주요 신용평가사들이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제기할 정도로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영국의 국채값이 높아진 것은 국채 외에는 영국 내에서 돈이 갈 곳이 없기 때문이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