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잘 지키는 기업, 사법처벌 감면·면제해준다
입력
수정
법무부 2012년 업무보고조세 등의 분야에서 준법실적이 우수한 기업에 대해서는 사법 처벌을 감면하거나 면제하는 ‘형사 인센티브제도’가 도입된다. 통일을 대비해 북한 주민에 우리나라 상법을 적용할 수 있도록 특례법안도 마련된다. 법무부는 26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이런 내용의 ‘연두 업무보고’를 했다.
'형사 인센티브제도'도입…北주민 적용 상법특례법도 마련
법무부는 업무보고에서 내년 4월까지 검찰이 조세와 환경, 산업재해 등의 분야에서 형사사건을 처리할 때 기업이나 상가 등 사업장의 평소 준법실적을 참작하기로 했다. 법을 잘 지켰을 경우 벌금액과 구형량을 낮추거나 기소유예 처분을 할 수 있는 지침을 만들기로 했다. 기소유예는 불기소 처분의 일종으로 죄는 인정되지만 범행 동기나 피의자의 행실 등을 감안해 재판에 회부하지 않고 수사를 종결하는 절차다. 행정기관의 실태 점검에서 평소 좋은 평가를 받거나 모범사업장에 선정됐을 경우 형량에 참작된다. 준법지원인 도입 대상 기업의 경우 준법통제기준을 제대로 마련하고 운영했는지도 참작 요인이 된다.
법무부 형사기획과 관계자는 “평소 법과 정부지침을 잘 따르다 어쩌다 한번 적발된 기업에 대해서는 최대한 관용을 베풀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일 후 북한 주민에 대해 상법을 적용할 수 있도록 내년 12월까지 특례법안도 마련된다. 사유재산 등 자유시장경제 도입을 위한 조치다. 이를 위해 ‘남북법률통합 실무협의회’를 구성, 경제부처 중심으로 남북한 법률통합 공동연구와 법령안 발굴 및 정비 지원 등 사업을 진행키로 했다. 올해에는 민·형사법 및 관련 소송법의 북한 주민 적용을 위한 특례법안과 북한 몰수토지 처리와 관련한 법령안을 마련했다. 북한과 남한의 성년 기준이나 친족 관계 법령이 일치하지 않는 것을 통일하는 내용이다.
이형택 법무부 통일법무과장은 “통일단계에서의 법적 혼란을 방지하고 통일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것”이라며 “다만 독일의 사례처럼 남한과 북한이 협의해 법을 만든다면 적용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내년 4월 총선과 12월 대선에 앞서 주요 선거범죄의 양형 기준을 재정비해 공개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온라인상의 불법 여부에 대해 명확한 기준을 마련키로 했다. 또 흑색선전과 금품선거 등을 가늠하는 주요 사항들을 선정해 구속이나 구형에 적용하기로 했다. 내년 1월에는 전국 공안부장 회의를 열어 선거사범 단속체제로 본격적으로 전환한다. 또 300만원 이하 소액 벌금을 신용카드로 낼 수 있도록 내년 6월에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키로 했다. 지난 3월 국회에 제출한 형법 개정안에 따라 500만원 이하 벌금형에 대해서는 집행유예제도 도입도 추진한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