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고통지수, 10년 만에 '최악'…역대 두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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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급등에 실질임금 하락 탓올해 개인들이 느낀 경제적 고통이 1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물가 급등으로 실질임금이 떨어진 게 주요인이었다.
28일 정부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동기 대비)은 물가지수 개편 전 기준으로 4.5%에 달했다. 실업률은 3.4%였다.이에 따라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실업률을 더한 경제고통지수(misery index)는 7.9를 기록했다. 2001년(8.1)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높고 글로벌 금융위기가 몰아친 2008년(7.9)과 같은 수준이다.
이달 초 개편된 새 물가지수를 적용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0%로 수정돼 경제고통지수가 7.4로 다소 낮아지지만 여전히 역대 세 번째로 높다. 경제고통지수는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경제학자 아서 오쿤이 체감경기를 보여주기 위해 고안한 지표다.
올해 들어 9월까지 실질임금 증가율은 -3.49%로 외환위기 때인 1998년(-9.31%)과 금융위기 때인 2008년(-8.54%) 이후 사상 세 번째로 낮았다. 1994년 이후 실질임금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단 세 번뿐이다.경제적 고통은 내년 상반기에도 심각한 수준이 계속될 것이란 우려가 높다. 세계경기가 둔화하면서 국내 경기도 하강 위험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1~10월 기준으로 청년층(15~29세)의 체감실업률이 22.1%에 달한다고 밝혔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공식 청년 실업률(7.7%)보다 세 배가량 높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