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펀드 '선방'…브릭스 -20% '최악'

2011 증시 결산 - 펀드

중소형주 펀드 '플러스' 수익
채권형도 4.47%로 '이름값'
국내 주식형은 11% 손실
2011년을 보내는 국내 주식형펀드 투자자들의 심정은 편하지 않다. 국내 주식형펀드는 올 들어 11.71%(27일 기준)의 손실을 봤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하락률(-9.47%)보다도 낙폭이 크다. 해외 주식형펀드는 같은 기간 20% 넘게 조정을 받았다. 은행 예금금리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하는 펀드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실망감이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렇게 안 좋은 상황 속에서도 수익을 내는 펀드들이 있다. 유형별로는 중소형주펀드가 ‘플러스’ 수익률을 나타냈다. 테마별로 구분하면 바이오주 열풍에 힘입어 헬스케어펀드가 6% 이상 수익을 냈다. ◆중소형주·헬스케어펀드 선전

연초 이후 국내 중소형주펀드의 수익률은 0.71%로, 펀드를 유형별로 구분했을 때 유일하게 플러스 수익률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설정액 500억원 이상인 중소형주펀드 가운데 삼성자산운용의 ‘삼성중소형포커스1(A)’펀드가 12.42%의 수익을 올려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중소형주펀드가 상대적으로 선방한 것은 지난 8월 이후 변동성이 커지면서 업황보다는 개별 종목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등에 따라 주가의 방향성이 결정되는 종목장세가 펼쳐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현욱 유리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삼성전자나 현대차 등 잘 나가는 글로벌 기업들의 수혜를 입는 중견기업들 가운데 실적 등이 양호한 종목을 중심으로 중소형주 강세가 이어졌다”며 “이런 추세는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제약 및 바이오 종목에 주로 투자하는 헬스케어펀드는 하반기 바이오주 강세에 힘입어 6.12% 수익률을 올렸다. 개별로는 ‘동부바이오헬스케어’펀드가 가장 높은 19.11%의 수익을 올렸다. 이 펀드는 셀트리온 메디포스트 등 올 한 해 증시 최고의 화제주들을 편입하고 있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 리서치팀장은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바이오나 제약, 의료기기 등 관련 산업이 부각되고 있는 데다 정부 지원과 대기업 투자가 이어지고 있어 유망하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다만 아직까지 국내에 설정된 헬스케어펀드의 규모가 크지 않고, 편입 종목들의 주가가 최근 크게 올라 가격 부담이 있다는 점 등은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변동성 장세를 방어하는 데 유리한 채권형 펀드도 예금금리 수준인 4.47%의 수익률을 내 안정성이 돋보였다.◆투자자 애태운 주식형펀드

유형별, 테마별로 선전하는 펀드들은 있었지만 주식형 펀드는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특히 해외 주식형펀드의 손실이 컸다. 해외 주식형펀드는 -20.52%의 수익률을 나타내 손실폭이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의 두 배에 육박하고 있다.

국가별로는 인도펀드가 -33.64%로, 손실 규모가 가장 컸다. 설정액 기준 해외펀드 ‘빅3’인 홍콩H주펀드, 브릭스펀드, 중국본토펀드는 각각 -21.61%, -20.77%, -19.68%의 손실을 기록해 투자자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해외 주식형펀드에서는 총 6조5901억원이 유출됐다. 이런 추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이 프라이빗 뱅커(PB) 등 200명의 금융 상품 관련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가운데 50.5%는 “앞으로 1년간 해외펀드에 대한 투자를 줄일 것”을 권했다.

국내 주식형펀드도 지난 10월 이후 사정이 나아졌지만, 기대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최근 3개월간 수익률이 10.31%로,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11.45%)에 못 미쳤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은 시장 평균을 좇는 데 머문 수준”이라며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내년에 주식형 대 채권형의 비중을 7 대 3으로 해 수익성과 안정성 사이에서 적절하게 균형을 잡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