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그랑제꼴에 한국식 무역전문가 양성 기법 전수"

부산대 이은섭 교수 개발…무역상사 경영법 접목
동국대 내년 도입…해외 강사진 20여명 참여

< 그랑제꼴 : 프랑스 엘리트고등교육 기관 >
“무역 1조달러 시대를 이끈 우리나라 기업인들의 성공 DNA를 전 세계에 전파하는 게 최고의 꿈입니다.”

이은섭 부산대 무역국제학부 교수(58·사진)는 28일 “프랑스 그랑제꼴의 비즈니스 사관학교인 IPE경영대와 3년여간 공동 개발한 무역전문가 양성 교육프로그램을 내년 한국을 시작으로 일본 중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에서 채택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해외에 수출된 적은 있어도 일반 교육프로그램이 해외에 소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교육계가 주목하고 있다. 그랑제꼴은 프랑스 상위권 고등학생에게도 입학 기회가 단 한 번 주어지는 프랑스의 엘리트 고등교육기관이다. 이 교수는 폐쇄성이 강한 그랑제꼴에 자신이 개발한 무역 관련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대학 측으로부터 연구개발 책임자로서의 지위도 부여받았다.

IPE 경영대는 파리경영대, 에섹, 에드헥 등과 함께 프랑스 주류 경영계열 그랑제꼴로 손꼽힌다. IPE 경영대는 전통적으로 무역실무 및 관련 법을 전통 학문으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유럽의 추세와 달리 국제무역전문가 양성을 공개 표방하면서 이 교수와 인연을 맺었다.

IPE 경영대는 이 교수가 아시아권에서 미국 국제법 관련 학회지에 가장 많은 논문을 등재한 무역학자로 손꼽히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이 교수의 논문 ‘해상 운송인과 해상보험’은 전 세계 관련 논문 가운데 엄선한 16편만 미 로스쿨 교과서에 2005년부터 수록됐을 정도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이 교수의 무역 관련 교육 프로그램은 2009년 중국 해양대 칭다오학원에서 이미 통상 전문 강의자료로 활용하고 있는 점도 IPE 경영대가 주목했다.

이런 이유로 조나단 아조울라이 IPE 경영대 이사장은 ‘학장급의 외부 연구책임자로서 교육의 질적 관리를 총괄한다’는 지위와 역할을 이 교수에게 부여했을 정도다.

국내 대학에서는 동국대가 내년 3월부터 처음으로 IPE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한다. 이 교수가 개발한 IPE 교육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국내외 산학협력 기업의 인턴사원 자격을 갖고 국제무역실무 능력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사전 시장조사와 전문가를 통한 전방위 컨설팅을 통해 공격적으로 시장개척에 나서는 한국 종합무역상사의 경영 방식을 접목했다. 중국 신광천지백화점의 장리징 회장, 인도 수미 모더선그룹의 수미 모더선 회장, 두바이 건설사 악트코의 압듈 라만 카와자 회장, 베트남 국립대 시안뉴겐 부총장 등 20여명이 해외 강사진으로 참여한다.

학사는 7학기(3년 반), 석사는 3학기(1년 반)로 운영된다. 정원은 학사 200명, 석사 100명이다. 여름학기에는 프랑스 파리 IPE 본교에서 필수 이론과 인턴십 강의가 이뤄진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