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독들인 땅 놓친 GS칼텍스 뿔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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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피앤비화학에 벤젠공급 중단 통보금호피앤비화학이 여수산단 적량지구 부지공매로 촉발된 GS칼텍스와의 갈등으로 내년 1월부터 기초연료인 벤젠 수급에 차질을 빚게 돼 공장가동 중단위기에 놓였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적량지구 공개입찰 직후 GS칼텍스로부터 내년도 벤젠 공급계약을 파기한다고 통보받은 금호피앤비화학은 지금까지 뾰족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금호피앤비화학이 GS칼텍스로부터 연간 공급받고 있는 벤젠은 10만으로 전체 필요량 28만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두 회사의 갈등은 지난 10월 적량지구 내 여수시유지 25만6000㎡의 공개입찰에서 비롯됐다. 부지 매입에 공을 들여온 GS칼텍스가 뒤늦게 뛰어든 금호피앤비화학 측에 고배를 들게 되자 곧바로 벤젠공급 중단을 전격 통보한 것이다.
GS칼텍스가 427억원을 써낸 반면 금호피앤비화학과 금호석유화학은 공동으로 예정가 238억원의 2배에 이르는 450억원을 적어 낙찰받았다.금호피앤비화학 측은 GS칼텍스와 벤젠 공급계약 연장 협의에 나서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지만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금호피앤비화학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벤젠 공급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여천NCC, 호남석유화학으로부터 벤젠을 추가 공급받는다는 비상수급계획을 마련한 상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GS칼텍스로부터 벤젠 공급이 중단되면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게 금호피앤비화학 측 설명이다. 호남석유화학과 여천NCC로부터 벤젠을 추가 공급받을 경우 울산과 서산에서 원거리 이송을 해야해 당 1만원씩 모두 10억원의 추가 비용 부담이 발생한다. 또 두 회사가 수십억원을 들여 공동으로 설치한 벤젠 공급관로도 무용지물이 될 상황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땅 문제 때문에 공급을 중단한다는 것은 지나친 확대 해석”이라며 “가격과 물량을 놓고 진행 중인 협상이 타결되면 공급계약이 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수=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