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경남 '소주 전쟁' 점입가경

무학, 폐수 불법반출 적발
대선 "소비자 기만" 공격
부산의 대선주조와 경남의 무학이 부산 소주시장을 놓고 치열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 저도주 출시, 사회공헌, 광고모델에 이어 최근 폐수 불법 반출 등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두 회사의 전쟁은 최근 무학 울산공장이 생산공정에서 발생한 폐수 중 일부를 폐수운반 인·허가 없이 외부로 반출한 사실이 적발되면서 다시 불붙었다. 이 공장은 하루 폐수 처리 용량(50)을 초과해 발생한 50여의 폐수를 외부로 불법 반출했다가 적발된 것이다.대선주조는 이 사실을 공략하고 나섰다. 대선 측은 “폐수 운반 차량이 생수 운반용 차량이란 사실이 알려지자 이는 소비자를 기만하는 일”이라고 공격했다. 이에 대해 무학 측은 “공병 세척수를 운반한 차량으로 생수를 운반하지 않았고, 울산공장 반출 세척수는 창원공장에서 정상적으로 정화·정수 처리했으며 주류제조면허를 받아 소주를 제조했다”고 주장했다.

두 회사의 전쟁은 2006년 말 무학이 대선의 독주가 이어지던 부산시장에 16.9도의 ‘좋은데이’를 팔기 시작하면서다. 좋은데이는 이후 3년 동안 적극적인 마케팅에도 불구, 대선의 아성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2004년 대선주조를 인수한 신준호 푸르밀 회장이 2008년 회사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3000억원에 이르는 시세 차익을 챙겼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무학이 기회를 잡았다.

대선이 부산시민들의 눈밖에 난 것. 부산시장을 향한 무학의 구애는 이때부터 효과를 발휘했다. 2010년 초 17%에 불과했던 좋은데이의 부산시장 점유율이 그해 말부터 50%를 돌파한 것이다.그러나 대선의 주인이 바뀌면서 전쟁은 격화됐다. 부산 향토기업인 비엔그룹이 지난 4월 대선을 인수한 뒤 2개월 만에 저도소주 ‘즐거워예’(16.2도)를 내놓고 부산시장 점유율 재탈환에 나섰다. 이에 무학은 지난 5월 부산 학장동에서 부산물류센터를 열고 마케팅팀을 부산에 상주시켰다.두 회사는 사회공헌과 광고 모델에서도 맞붙었다. 무학은 부산지역 축제 현장서 ‘굿 데이’ 프로모션을 열고 있다. 대선도 ‘사회공헌기금 100억원 모금’에 나서겠다며 맞받아쳤다. 좋은데이는 인기 걸그룹 시크릿을, 즐거워예는 인기 여배우 신세경을 모델로 내세웠다.

부산=김태현/창원=강종효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