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마켓, 농심 라면 판매 중단

"공급가격 지나치게 올려"
농심 "본사선 관여 안해"

일부 슈퍼마켓 주인들이 농심의 라면값 인상 과정에서 영세 소매점에 부담을 떠넘겼다며 ‘판매 거부’ 투쟁을 시작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2만명이 회원으로 가입한 인터넷 카페 ‘좋은 슈퍼 만들기 운동본부’는 오는 12일까지 ‘농심 식품 치우고 안 팔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농심이 지난해 11월 라면 권장소비자가격을 평균 6.2% 올렸지만 지역별 대리점의 슈퍼 납품가는 13% 이상 올랐다”며 농심에 가격 조정을 요구했다. 카페 운영진은 이날 4000곳 이상의 점포가 동참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신라면’의 권장가가 7.1%(730원→780원) 올랐지만 소매점 납품가는 12.2% 뛰었고, ‘안성탕면’도 권장가가 6%(650원→700원) 올랐지만 대리점에서 납품받는 가격은 13.9%나 상승했다고 말했다. 이 카페는 회원들에게 자율적으로 대리점 반품을 진행하고 농심 제품을 매대에서 뺄 것을 독려하고 있다.

농심은 이에 대해 슈퍼마켓 공급가는 일선 대리점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하기 때문에 본사 차원에서 관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출고가격을 과도하게 올린 사실이 없다”며 “지역 대리점들이 관행적으로 나름의 할인율을 적용해오다 가격 인상을 계기로 할인율을 낮추는 과정에서 마치 납품가가 크게 오른 것처럼 오해를 산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리점주들은 개인사업자 자격으로 영업하기 때문에 본사 차원에서 일괄적으로 소매점 납품가를 조율하는 것은 법 위반이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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