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시작한 팔순의 미디어 황제… 초짜' 머독 새해 벽두부터 '사고' 치다

광파리의 IT 이야기

"부도국가 英 휴일이 너무 많다" 비난 댓글 봇물에 황급히 삭제
가짜 머독 부인 "지워요" 트위트… 원문 첨부해 오히려 더 확산

김광현
루퍼트 머독. 1931년 호주 출생. 영국 더 타임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폭스 TV, 폭스 영화사 등 800개가 넘는 미디어 회사를 거느린 ‘미디어 황제’. 이 팔순 노인이 최근 트위터를 시작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팔순에 트위터를 시작했다는 사실이 놀랍고, 거침없이 소신을 밝히는 게 재밌고, 초짜로서 ‘사고’를 치기도 해 고소합니다.

아시다시피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 미디어’가 신문 방송 등 ‘올드 미디어’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특히 트위터는 속보 매체로서 위력을 발휘하고 있죠. 신문이든 방송이든 소셜 미디어가 판치는 세상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찾아내야 합니다. 팔순 노인이 트위터를 시작한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호랑이 잡으러 호랑이 굴에 뛰어든 걸까요? 머독의 트위터 계정은 @rupertmurdoch. 새해 첫날 첫 트위트(트위터에 올리는 짧은 글)를 날렸습니다. “방금 ‘이성적 낙관주의자’란 책을 읽었다. 대단한 책.” 첫 트위트치고는 준수합니다. 4일 현재 누적 트위트는 약 30개. 하루 평균 7개나 8개쯤 날린 셈이죠. 팔로어는 약 10만명. 트위트 3개당 1만명씩 늘렸습니다. 미디어 황제답습니다.팔로잉(남의 글 받아보기)은 5명. 아직은 많지 않습니다. 첫 팔로잉 대상은 트위터 공동창업자인 잭 도시(@jack)입니다. 도시는 곧바로 소문을 냈습니다. ‘루퍼트 머독이 자기 목소리, 자기 방식으로 트위터를 시작했다’는 트위트를 날렸습니다. 그러자 어떤 사람이 ‘대단한 뉴스. 어떻게 그를 설득했나요?’라고 묻는 댓글을 달았습니다.

머독은 징가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핑커스와 영국 암숄드 그룹 회장, 텍사스주립대 언론학 교수도 팔로잉합니다. 플레이드 래리 페이지(@Plaid_Page)도 팔로잉하는데 구글 CEO인 래리 페이지로 착각했나 봅니다. 페이지 사진을 내걸긴 했지만 페이지 계정은 아닙니다. 페이지는 현재 트위터를 하지 않거든요.

머독이 날린 트위트를 보면 거침이 없습니다. “스티브 잡스 전기는 재밌지만 부당하다. 가족들이 싫어할 것 같다”는 트위트, “폭스필름의 디센던츠란 영화를 봤는지 조지 클루니가 오스카상을 받을 만하다”는 트위트도 날렸습니다. 거침없는 초짜로서 ‘수업료’도 톡톡히 냈습니다. ‘사고’를 친 거죠. 머독은 2일 “영국은 부도국가이면서도 공휴일이 너무 많은 것 같다”는 트위트를 날렸습니다. 지난해 머독이 경영하는 영국 한 신문의 기자가 휴대폰 도청을 해 신문을 폐간한 일이 있습니다. 그 일을 반성한다면 트위터라는 공개된 공간에서 이런 트위트를 날리지 말았어야죠.

아니나 다를까 순식간에 화살이 쏟아져 들어왔습니다. 화난 사람들이 “사악한 독재자, 환영 안해!” “나쁜 영감탱이!” “‘돌겠네” 등의 답글을 머독에게 날렸습니다. 이걸 보고 부인 웬디 뎅(@Wendi_Deng, 43)이 황급히 머독에게 트위트를 날립니다. “루퍼트! 트위트 지우세요!” 머독은 부인 말대로 곧바로 문제의 트위트를 삭제했습니다.

그런데 웬디 뎅 계정은 가짜라고 합니다. 러퍼트 머독이 트위터 계정을 만들자 누군가 가짜 부인 계정을 만들었나 봅니다. 이 가짜 웬디 뎅이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삭제하라는 트위트를 날리면서 머독의 글을 첨부하는 방식을 사용했거든요. 이 바람에 소문이 더 퍼졌고 머독이 삭제한 뒤에도 퍼뜨리기 글에 첨부된 채 살아남은 겁니다.머독의 좌충우돌 트위터 사용기는 몇 가지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올드 미디어 경영자가 소셜 미디어를 직접 체험한다는 점을 평가할 수 있겠죠. 팔순 노인이란 점에서 가점을 줘도 무방하다고 봅니다.

‘소셜 디바이드’(소셜 격차) 측면에서도 생각할 점이 있습니다. 40대 중반 이후 세대는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 미디어를 어렵게 생각하고 두려워하기도 합니다. 해보지도 않고 겁부터 먹는 것 같은데, 머독처럼 ‘소셜 세상’에 뛰어드는 게 좋다고 봅니다. 덧붙이자면 정부도 ‘소셜 디바이드’ 해소에 힘을 쏟았으면 합니다.

김광현 <IT 전문기자 @kwang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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