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나연 흔들린 퍼팅…1타차 준우승

HSBC 위민스 챔피언스

루이스에 시즌 첫승 넘겨줘…태극낭자 3주 연속 우승 불발
마지막홀 버디 퍼트 놓쳐
최나연이 미국 LPGA투어 HSBC위민스챔피언십(총상금 140만달러) 마지막날 팽팽했던 퍼팅 승부에서 밀리며 1타 차로 아쉽게 준우승을 했다. 미 LPGA투어 개막전부터 3개 대회 연속 한국 선수 우승도 무산됐다.

최나연은 3일 싱가포르 센토사GC 세라퐁코스(파72·6600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이븐파 72타를 쳐 최종 합계 14언더파 274타로 2위에 머물렀다. 전날 공동 선두로 마쳤던 최나연은 이날 강풍 속에서 버디 2개를 잡았으나 보기 2개를 범하며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특히 후반 들어 버디 찬스를 번번이 놓치면서 선두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를 추격하지 못해 우승을 내줬다. 이 대회에선 지난해 앤젤라 스탠퍼드에 이어 2년 연속 미국 선수가 우승을 차지했다. 루이스는 이날 이글 1개를 포함해 버디 2개, 보기 3개를 엮어 1언더파 71타를 치며 합계 15언더파 273타로 21만달러의 우승 상금을 가져갔다. 폴라 크리머(미국)가 1타를 줄이며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3위에 올랐다.

전날 합계 14언더파 202타로 공동 선두에 올랐던 최나연과 루이스는 이날 2타 뒤진 크리머와 마지막조에서 출발했다. 최나연은 출발부터 삐걱거렸다. 2번홀에서 루이스는 버디를 성공시키며 합계 15언더파로 앞서나간 반면 최나연은 보기를 범하며 합계 13언더파로 순식간에 2타 차 2위로 내려앉았다. 이후 3, 4번홀에서 3위 크리머가 연속 버디를 잡으며 치고 올라가 최나연은 3위로 처졌다.

6번홀부터 접전이 펼쳐졌다. 5번홀에서 보기를 기록하며 1타를 잃은 루이스는 6번홀에서 버디 찬스를 놓치며 파로 마감했다. 버디를 성공시킨 최나연과 파에 머문 크리머 등 같은 조의 세 선수가 모두 합계 14언더파로 공동 선두가 됐다. 팽팽한 승부는 7번홀(파5·493야드)에서 루이스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루이스는 세컨드 샷에서 알바트로스를 기록할 뻔했다. 그가 친 공은 홀 15㎝ 옆에 멈추며 이글을 기록, 앞서나갔다. 최나연도 세 번째 샷에서 그린 주변에서 웨지로 굴린 볼을 홀 1.5m 거리에 세우며 버디를 성공시켜 1타 차 2위가 됐다.

이후 승부는 퍼팅에서 갈렸다. 루이스는 9번홀(파4·355야드)에서 홀 5.5m 지점에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환호했다.

반면 비슷한 거리에서 버디를 노렸던 최나연은 퍼트가 빗나가며 2타 차로 벌어졌다. 13번홀에서 최나연은 벙커에서 친 세 번째 샷을 그린 뒤로 넘겨버려 위기를 맞았고 보기를 범하며 파를 이어간 루이스와 3타 차로 벌어졌다. 마지막에 역전의 기회도 있었다. 우승을 눈앞에 둔 루이스는 긴장한 탓인지 15번홀에서 클럽 선택을 잘못해 보기를 범하며 흔들렸다. 17번홀에서도 보기를 기록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최나연은 버디 퍼트에 실패하면서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최나연은 역전의 기회를 놓쳤다. 최나연은 그린을 안전하게 공략해 세 번째 샷에서 공을 홀 2m 지점에 붙였다. 최나연의 버디 퍼팅은 흔들렸고 공은 왼쪽으로 살짝 빗나갔다. 연장으로 넘어갈 기회는 날아가 버렸다. 루이스는 2온에 성공한 뒤 스리 퍼트로 파를 기록하며 1타 차 승리를 지켜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