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배우는 TESAT 경제] 쇠고기 장관님! 직장인들 점심값 낮춰줄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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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치솟는 물가
지난해 물가 4% 올라 인위적 가격통제는 자칫 부작용 더 키울수도
Q ) 사내 식당이 없는 직장인입니다. 요즘 점심시간에 밖에서 밥을 먹기가 부담스러워요. 밥값이 너무 올랐습니다. 작년 초까지만 해도 5000원이면 김치찌개나 순두부찌개 정도는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었는데 어느 틈엔가 이런 음식도 6000~7000원으로 올랐어요. 물가가 너무 올라 아내 역시 장보기가 무섭다고 합니다. 5000원으로 점심을 해결할 방법은 없는 건가요? 흑흑… 정부에선 ‘쇠고기 장관, 배추 국장’을 둬서라도 물가를 잡겠다고 하는데 그러면 정말 물가가 잡히나요?
A ) 물가를 나타내는 대표지수인 소비자물가 기준으로 지난해 물가는 2010년에 비해 4% 올랐습니다. 2000년대 들어 물가상승률이 대체로 2~3%대에 머물러온 데 비하면 상당히 높은 편이죠. 안타깝게도 높은 물가오름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보는 견해가 많습니다. 물가란 각각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는 많은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들을 종합한 개념이에요. 이 중 소비자물가는 도시가계의 최종 소비대상인 상품과 서비스의 종합가격지수를 가리킵니다. 그러다 보니 물가 전체를 인위적으로 낮추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물가책임실명제’가 신중하게 다뤄져야 하는 것도 자칫 효과보다는 오히려 부작용이 부각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물가안정을 위한 정부의 굳건한 의지표명이라면 효과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요.그렇다면 물가는 어떤 원인으로 오르며, 물가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어떤 조치가 가능한지, 또 사람들의 물가에 대한 인식이 물가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물가는 왜 오를까- 쓸 돈이 많아지면
물가가 오르는 이유는 크게 수요 측 요인과 공급 측 요인의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수요 요인에 의한 물가상승은 우선 가계소득의 증가, 주식과 같은 재산의 가치상승 등으로 사람들이 소비를 늘려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경우예요. 전반적인 경기 상승으로 사람들의 씀씀이가 커지는 경우뿐만 아니라 과도한 재정수요, 해외로부터의 유동성 유입 등으로 경제에 유통되는 돈의 양이 늘어나 경기 상황과 무관하게 물가가 오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처럼 가계소득이나 보유자산의 명목 가치가 높아져 물가가 오르는 경우를 수요 측 요인에 의한 물가상승이라고 합니다.◆물가는 왜 오를까-공급이 줄어들어도
공급 측 요인에 의한 물가상승은 최근 몇 년간 우리 경제가 경험하고 있는 것처럼 국제원유 가격 상승, 농축산물 출하부진 등으로 일부 상품 및 서비스의 공급원가가 오르거나 공급이 줄었을때 발생합니다. 공급 측 요인의 대표적인 사례는 1970년대 두 차례에 걸쳐 전 세계 경제를 어려움에 빠지게 했던 제 1, 2차 오일쇼크랍니다. 석유수출국들의 담합에 의한 원유가격 상승 및 공급제한으로 당시 우리나라도 경기침체와 높은 물가상승을 동시에 경험한 바 있죠. 공급측면에 의한 물가상승은 그 원인을 통제하기 힘들고 정책적 대응도 어렵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물가안정이란물가안정이란 사람이나 기업들이 장래 계획을 세우고 의사결정을 하는 데 불확실성을 가져오지 않을 정도의 낮은 수준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물가불안은 불확실성을 키우는 데 그치지 않고 자산보유자와 임금소득자, 저축보유자와 부채보유자 등 각자가 놓인 상황에 따라 이익과 손해가 엇갈리는 분배의 왜곡을 초래하죠. 이런 점에서 물가안정은 꼭 필요합니다.
◆물가는 어떻게 안정될 수 있을까
따라서 물가불안이 우려될 경우 정책당국은 물가안정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요. 정부가 재정지출을 억제하거나 공공요금 인상이 최소화되도록 유도하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가계와 기업의 수요를 억제하고자 하는 정책들이 그 예입니다.하지만 물가안정을 위한 정책수행에는 상당한 제약이 따르죠. 재정지출은 꼭 지출해야 하는 경직적인 부분이 많아 억제에 어려움이 크고 공공요금의 인상을 마냥 미루는 것은 오히려 미래의 물가불안을 가중시키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기준금리 인상의 경우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데 상당한 시차가 있고 그 효과의 크기 또한 정확히 가늠하기 어려워 단기적인 물가불안 해소책으로서는 한계가 있습니다.
◆기대인플레이션은 왜 중요할까
사람들의 미래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수준을 기대인플레이션이라고 합니다. 기업의 가격결정 행태나 근로자의 임금인상 요구수준은 현재의 물가상승률보다는 기대인플레이션에 더 많은 영향을 받죠. 즉 다른 조건이 같다면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을수록 소비가 늘어나고 근로자의 임금인상 요구는 커지는 한편 기업은 한번 가격을 인상할 때 더 많이 올리려합니다. 이런 악순환이 되풀이되면 사람들은 점점 더 높은 물가상승률을 주어진 것으로 받아들이게 되고 높은 인플레이션 기대는 좀처럼 낮아지기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물가안정을 위해서는 기대인플레이션의 안정이 꼭 필요합니다.
◆기대인플레이션과 중앙은행
기대인플레이션을 안정시키려면 중앙은행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장기적인 물가상승에 있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건 바로 경제 내에 유통되는 돈의 양이기 때문이죠. 그러므로 사람들은 중앙은행이 본연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것이라는 믿음이 강할수록 물가가 안정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기대인플레이션이 안정된 상황에서는 설령 어떤 공급충격에 의해 물가가 급등하는 상황이 오더라도 사람들은 이를 일시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현재의 소비행태를 유지하려고 해요. 따라서 충격이 소멸되었을 때 물가는 쉽게 안정된 수준으로 되돌아가겠죠. 한국은행뿐 아니라 각국의 중앙은행이 기대인플레이션의 안정을 중시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이경환 < 한국은행 정책기획국 과장 >
한경ㆍ한국은행 공동기획
문의 : 한은홍보기획팀 02-759-4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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