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 AT&T페블비치서 '황제 복귀전'

美PGA 시즌 첫 출전 결정
부활을 노리는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사진)가 10년 만에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골프링크스에서 열리는 AT&T페블비치내셔널프로암(총상금 640만달러)에 출전한다.

우즈는 다음달 9일 막을 올리는 이 대회를 미국 PGA투어 시즌 첫 대회로 삼았다고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10일(한국시간) 밝혔다. 이 대회는 프로와 아마추어가 함께 페블비치와 스파이글래스힐, 포피힐스 등 3개 코스를 돌며 3라운드를 치른 뒤 커트를 통과한 선수들끼리 페블비치 코스에서 우승자를 가린다. 우즈는 1997년부터 2002년까지 6년간 이 대회에 출전했다.우즈는 페블비치에서 2000년 7타차로 뒤지다가 15번홀에서 샷이글을 낚은 뒤 16, 18번홀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매트 고글에게 역전 우승을 거뒀다. 그해 여름에 열린 US오픈에서는 ‘나홀로 언더파’를 기록하며 메이저대회 사상 최다 타수차인 15타차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이듬해에는 13위, 2002년에는 12위에 그쳤다. 2010년 페블비치에서 열린 US오픈에서는 4위를 한 바 있다.

우즈는 10년 전 포피힐스에서 너무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다 180명이 넘는 과다한 출전자 때문에 그린 상태가 좋지 않자 그동안 대회 출전을 외면해왔다. 올해는 출전자가 156명으로 줄었고 적체를 유발시켰던 포피힐스 코스 대신 몬테레이 페닌슐라CC의 쇼어코스가 추가돼 플레이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우즈의 이번 대회 출전으로 스캔들 사건 직후 결별했던 AT&T와의 후원관계가 재개될지 관심이 쏠린다. AT&T는 우즈의 스캔들 사건이 터진 직후 가장 먼저 후원 계약을 포기했던 회사다. 우즈는 당시 골프백에 AT&T 로고를 달고 다녔다. AT&T는 우즈와의 후원계약은 종료했으나 ‘타이거 우즈 재단’에 도움이 되는 AT&T내셔널대회 후원은 계속해 왔다. 우즈가 내년에도 이 대회에 나올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우즈는 “AT&T페블비치내셔널프로암에서 PGA투어를 시작하게 돼 흥분된다. AT&T는 내 재단의 중요한 파트너이고 이 대회에서 플레이하고 싶었다. 페블비치는 내가 좋아하는 코스 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우즈는 오는 26일 개막하는 유럽프로골프투어 아부다비HSBC챔피언십에 출전한다. 그동안에는 같은 기간에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파머스인슈어런스오픈으로 시즌을 시작했으나 올해는 바꿨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