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화성시, 분식회계 예산으로 공약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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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인천시 4년간 9000억 적자를 흑자 조작"일부 지방자치단체가 단체장 공약사업이나 선심성 사업을 위해 회계를 조작해 예산을 운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적자폭이 커지자 분식회계를 통해 흑자로 교묘히 위장했다.
화성·천안도 수년간 각각 1000억 넘게 분식
감사원이 10일 공개한 지방재정 건전성 점검 결과에 따르면 인천시는 2010년 세입예산을 편성하면서 아무 근거 없이 지방세 수입을 부풀렸다. 세출예산을 만들면서도 비용으로 반드시 잡아야 하는 재난관리기금과 자치구 재원조정교부금 6000억여원을 계상하지 않았다. 이렇게 불법적으로 마련한 돈은 경인고속도로 간선화·세계도시축전 개최 등 선심성 사업에 쓰였다. 이로 인해 2007년부터 4년간 총 9162억원의 적자가 발생하자 다음 회계연도 세입을 당겨쓰는 등의 수법으로 총 233억원의 흑자가 난 것처럼 분식결산을 했다.화성시도 비슷한 수법을 썼다. 세입예산에는 각종 기금 2566억원을 과다 계상하고, 세출예산에는 계속사업비 등 653억원을 누락하는 등 회계장표를 조작해 시장 공약사업에 썼다. 결국 2009년부터 2년간 12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지만 분식회계를 통해 매년 흑자가 난 것처럼 결산서를 작성, 시 의회에 제출했다. 천안시도 2006년부터 5년간 총 1073억원의 적자가 났지만 14억원 흑자가 난 것처럼 장표를 조작했다.
성남시는 일반회계 재원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판교택지개발사업 특별회계 2400억원 등 5000억원이 넘는 돈을 불법 전용해 시장의 공약사업인 공원로 공사 등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2010년 6월 택지개발 사업비를 갚지 못해 모라토리엄(지불유예)을 선언했다.
제대로 된 자금조달 방안도 없이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한 사례도 다수 적발됐다. 서울시는 민간 재무적 투자자의 출자를 조건으로 총 사업비 6465억원 규모의 우이~신설 간 경전철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투자자를 전혀 모으지 못했다. 사업이 마무리될 때까지 투자자를 확보하지 못하면 이 돈은 모두 시가 부담해야 한다. 인천시는 2014년 아시안게임 개최에 맞춰 지하철 2호선을 조기 개통하기 위해 기본계획(2018년 완공)을 변경하면서 추가 사업비 6000억원의 조달 방안도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감사원 관계자는 “2009년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을 이유로 지방채 발행을 대폭 허용하면서 2008년 19조원이었던 지방채무 규모가 2010년 29조원으로 크게 늘었다”며 “단체장들이 대규모 재원을 필요로 하는 무리한 사업을 마구 벌인 결과”라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전 화성시장 등 3명을 허위공문서 작성 및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