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12] "스마트 혁명 이제 시작…삼성, 두자릿수 성장 멈추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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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성 부회장, 자신감과 긴장 동시 주문
"매출 2000억달러 3년내 넘겠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은 10일 “항상 선두에 선다고 얘기할 순 없지만, 삼성은 스마트혁명의 대세에서 뚜렷한 승자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했다.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 2012’ 참관을 위해 미국 라스베이거스를 찾은 최 부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판매수량은 적었지만 휴대폰 매출에서는 노키아를 제치고 1등이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부회장은 “예전엔 경쟁사를 벤치마킹하기에 바빴는데, 이제는 삼성 부스가 카메라를 든 경쟁사 상품개발요원들로 가득하다”고도 했다.
◆“크리스털에 이름 새겼다”
최 부회장은 “이제 성장은 삼성의 DNA가 됐다”며 “삼성전자 규모의 회사 중 매년 두 자릿수로 성장하는 회사는 없지만 우리는 두 자릿수 성장이 목표로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지난해 사상 최대인 164조원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올해 180조원 이상을 목표로 달리겠다는 얘기다. 최 부회장은 “매출 2000억달러도 이렇게 가다보면 2015년 전에 되지 않을까 한다”고 예상했다.
삼성이 자신감을 갖게 된 배경에는 TV와 휴대폰의 잇따른 성공 경험이 자리잡고 있다. 삼성전자는 2006년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TV사업에서 소니를 따돌린 데 이어 지난해엔 휴대전화 매출에서 노키아를 제치면서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의 IT기업으로 올라섰다.
최 부회장은 “2007년 통신 총괄 사장을 맡으면서 임원들과 함께 ‘2010년에 1등을 하자’고 다짐했는데 그때 노키아의 매출액은 삼성의 네 배였다”고 했다. 모두들 마음 속으로 ‘터무니없는 목표’라고 여기는 것 같아 최 부회장은 “아무도 도망 못 가게 해야겠다는 생각에 당시 임원 전원의 이름을 크리스털에 새겼다”고 소개했다. 그렇게 해서 삼성전자는 매년 새 휴대폰 디자인을 550개나 만들어내는 디자인 파워하우스가 됐다고 했다.◆“삼성의 길은 따로 있다”
최 부회장은 정상의 위치에 자만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계속 해 나갈 것이라는 점을 역설했다.
“애플이 옆구리를 치고 들어와 삼성보다 더 많은 이익을 거둬가고 있다. 스마트 혁명의 초입인 지금은 5년 전 세운 경영계획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는 또 “중동 재스민혁명에서 보듯 스마트혁명은 대세가 됐다”며 “스마트혁명이 어디까지 번질지 예측하기 힘들지만, 디자인에서부터 핵심기술까지 투자와 노력을 통해 헤쳐 갈 것”이라고 말했다.투자를 늘리겠다는 방침도 분명히 했다. 최 부회장은 “작년에도 투자를 계획보다 10% 더한 것 같다”며 “올해 보수적으로 잡았는데 연말로 가면 오버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당초 투자계획을 23조원으로 잡았으나 실투자액은 25조원을 웃돌았다. 이에 따라 올해 시설투자와 연구개발 투자액은 25조~26조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애플과의 특허소송에 대해서는 “삼성이나 애플이나 서로 존중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 죽기살기로 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