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GM과 함께하는 경영노트] '짝짝이 양말'로 어린이 고객 사로잡은 '리틀 미스 매치드'

출근 시간에 늦지 않으려고 부랴부랴 준비한 당신. 혹시 너무 급하게 나오느라 양말을 짝짝이로 신은 건 아닌지? 그랬다면 서둘러 편의점에 달려가 새 양말로 갈아 신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양말을 아예 짝짝이로 파는 회사가 있다. 바로 ‘리틀 미스 매치드(Little Miss Matched Socks)’다. 2003년 미국 뉴욕에 설립된 이 회사의 주요 고객은 꼬마들이다. 아이들 양말은 곧잘 짝을 잃어버려 짝짝이가 된다는 사실에서 착안해 출발했다.세계적인 혁신전략 전문가로 최근 《디스럽트》를 펴낸 루크 윌리엄스는 리틀 미스 매치드가 ‘파괴적 사고’로 시장을 뒤엎었다고 말한다. 파괴적 사고는 기존에 있던 생각의 방향을 의도적으로 뒤집고 부정해보는 것이다.

리틀 미스 매치드는 ‘양말은 항상 무난한 디자인과 색상이어야 한다’는 생각과 ‘왼발과 오른발에 똑같은 양말을 신어야 한다’는 통념을 뒤집고, 아주 특이한 디자인의 짝짝이 양말을 만들어 팔았다. 이런 발상은 어린이 고객에게 재미있는 ‘경험’을 선사했다. 무지개 색 양말, 체크 무늬 양말, 캐릭터 그림 양말 등 다양한 무늬와 길이의 양말을 고르는 재미를 안겨줬다.

또한, 양말을 한 켤레가 아닌 서로 다른 종류로 세 짝 또는 아홉 짝씩 홀수로 판매하는데 그 종류가 134개 이상이고 매치할 수 있는 양말 컴비네이션 수는 무려 8000가지가 넘는다. 사람마다 분명 선호하는 의류 브랜드는 있을 텐데 양말도 그럴까? 사실 이렇다 할 양말 브랜드는 별로 없다. 양말 시장은 브랜드가 중요한 시장이 아니다.

하지만 리틀 미스 매치드는 양말을 브랜드화시켰다. 이름부터 의미심장하다. 리틀 미스 매치드는 이중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데, ‘매치를 잘한 작은 숙녀’라는 뜻도 있지만 ‘매치가 조금 어색하다(little mismatched)’라는 의미도 담겨 있어 짝짝이 양말의 정체성을 그대로 알렸다.

유통채널 또한 파괴적이다. 양말 구입처로 인터넷 쇼핑몰이나 백화점, 할인점, 직영 체인점 등을 쉽게 떠올릴 것이다. 물론 리틀 미스 매치드의 양말은 그런 곳에서도 살 수 있다. 하지만 어린이 고객들이 자주 찾게 되는 장난감 전문 매장인 에프에이오 슈워츠(FAO Schwarz)나 사탕 매장인 잇슈거(IT’SUGAR)에서도 리틀 미스 매치드 제품을 찾을 수 있다면…. 정말 참신한 생각이지 않은가? 판매점이 양말의 종류만큼 다양한 데서 리틀 미스 매치드가 얼마나 고객 중심적인지 알 수 있다.창업자 조나 스토(Jonah Staw)는 양말에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 의미를 아이들도 쉽게 외울 수 있는 ‘3 socks 2 feet 1 you(양말은 3개, 발은 2쪽, 당신은 하나)’라는 간단한 캐치프레이즈에 담았다. 이 말 속에는 ‘하나밖에 없는 특별한 당신, 2개의 발에 짝짝이 양말을 신고 자신을 마음껏 표현해보라’는 뜻이 숨어 있다. 아이들은 이 메시지를 잘 받아들였다. 그 결과가 작년에만 해도 5500만달러의 수익으로 나타났다.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짝짝이 양말의 성공 비결은 결국 타깃 고객을 위한 생각의 전환에서부터 시작됐다.

이계평 <교수/줄리 킴 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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