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조원 경남과기대 총장, 청년창업 "쫄지 말고 도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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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권 유일 '창업선도대학' 선정
-정부지원사업, 연구프로젝트 등 최근 실적만 650억원 확보"진주는 우리나라 경제를 일으킨 경영자(CEO)의 산실입니다. LG와 GS그룹의 전신인 럭키금성 창업주 고(故)구인회 명예회장의 허름한 포목상도 진주 중앙시장에서 시작됐죠. 그래서 그런지 신입생 중 대부분이 꿈이 뭐냐고 물으면 '사업이요'라고 거침없이 말하곤 합니다. 작지만 강한, 가치창조 대학으로 세계인을 상대로 경쟁해 나갈 것입니다." 김조원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총장은 진주의 자랑거리를 묻는 질문에 무엇보다 먼저 '창업정신'을 강조했다. 그도 그럴 것이 재계에는 유독 '경상남도 진주' 출신의 인재가 많다. 김 총장이 얘기한 고(故)구인회 명예회장을 비롯해 강영중 대교그룹 회장, 박원배 전 한화석유화학 부회장, 김수필 SKC 부회장 등도 모두 진주 출신이다. 경남 의령에서 자란 고 이병철 삼성 명예회장도 진주 지수초등학교를 다녔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남 진주시 동진로에 위치한 경남과학기술대학교(이하 경남과기대)는 겨울방학임에도 교정 곳곳이 활기 넘친다. 실습중인 학생들과 회의중인 교수들, 공사중인 새 건물들 때문이다. 지난해 '개교 100주년'과 교명변경(옛 진주산업대)등을 계기로 지방국립대학의 새로운 브랜드 가치를 불어 넣고 있는 김조원 경남과기대 총장을 만나 대학 경쟁력과 청년창업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들어보았다.
▶창업과 취업률이 80% 이상으로 도내 4년제 대학 중 최고다. '청년창업'의 핵심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즘 젊은 친구들을 빗대 도전의식이 부족하다는 얘기를 많이 합니다. 취업난에 맞서 '1인 기업'과 '청년창업'이 조명 받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죠. 하지만 우리 사회가 과연 그들에게 도전 할 기회와 환경을 만들어 준 적 있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부모의 의지대로 정형화된 삶을 강요 받다가 성인이 될 즈음에야 도전을 강요 받으니, 이런 모순이 또 어디 있습니까. 요즘 사업하겠다고 중학교나 고등학교를 그만두는 아이가 있다면, 그 부모가 가만히 있겠습니까. 담임 선생님은요. 주변의 친구들은 뭐라고 할까요. 제가 생각하는 창업의 핵심은 '깨지는걸 두려워 말자'는 것입니다. 새로운 모든 일들은 성공보다는 실패 할 확률이 높습니다. 실패가 당연한 것이죠. 깨지는게 두려워 도전하지 않는다면 그 어떤 새로운 것도 얻을 수 없는 법입니다. 바닥까지 추락하는 극한은 결국, '살아보자'는 도전 에너지를 유발시키죠. 창업도 사업도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창업과 관련된 특별한 지원 프로그램을 소개한다면.
우리학교는 2005년부터 중소기업청 지원사업으로 창업대학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124명의 창업학·석사를 배출했습니다. 창업학으로는 전국 1% 수준인 셈이죠. 창업전문 인력을 발굴·육성하는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답니다. 창업 활성화와 성공률을 획기적으로 높여주는 'THE(Triangle Horn Entrepreneurship)'와 'I-USB(Initiative for University Start-up Bridge Financing)'등의 제도는 재학생과 졸업생은 물론 중, 고등학생과 일반인에게까지 주목 받고 있는 자랑거리입니다. 교수님과 학생들이 창업과 기업가 정신, 도전의식 등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활동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민태원님의 수필 '청춘예찬'을 보면 나무의 바다를 일컫는 '수해(樹海)'란 말이 나옵니다. 턱밑까지 밀려오는 가쁜숨을 참고, 산 정상에 오르면 온몸을 던져 뛰어들고 싶은 빼곡한 나무숲이 내려다 보입니다. 눈앞에 펼쳐진 장광을 맞이하면 세상에 못할 일은 없을 것 같은 착각마저 일으키죠. 제가 멘토제에 대해 교수님과 학생들에게 지리산 산행을 권장하는 이유입니다. 속된말로 '쫄지 않고 도전하는 사람'만이 깨지고 파손돼 좌초위기를 맞더라도 언젠가는 자신만의 바다를 품을 수 있는 확률도 높아질 것 입니다.▶최근 '산업대학'에서 '일반대학'으로 학제가 전환됐는데, 구체적인 성과는 무엇인지.경남과기대는 지난해 3월, '진주산업대학교'라는 옛 이름을 버리고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새로운 100년을 맞이 할 초석을 만든 셈 이죠. '국립대' 자격은 유지하고 일반대학의 자격을 획득했기 때문에 그간 제한적으로 추진하던 정부 재정사업과 연구프로젝트 등에 적극 뛰어들었습니다. 이를 통해 최근 확보한 재정만 650여억원에 이릅니다. 또한 ▲2단계 산학협력중심대학사업 선정 ▲중점연구소지원사업 선정 ▲대학교육 역량강화사업 선정 ▲창업대학원 지원사업 선정 등을 통해 산학협력 활동을 활발하게 추진해 오고 있습니다. 특히 동남권 대학교로써는 유일하게 중소기업청이 지원하는 '창업선도대학'에 선정돼 '작지만 강한, 가치창조 대학'으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일반대학이 되면서 본격적인 대학간 경쟁체제에 돌입했다고 볼 수 있다.
그렇습니다. 알려진 대로 우리나라는 수년 후면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정부도 2018년 대학 학령인구 감소추세에 따라 대학간 통·폐합 등 구조개혁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우리학교는 이미 오래 전부터 지역 특성에 맞는 전문교육과정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100년 전통의 농업기술과 과학을 접목시켜 '생명과학분야'에서 주목 할 만한 실적을 쌓고 있습니다. '학생창업'부분은 지역 내 창업교육, 창업지원 인프라 구축 등의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창업의 핵심이 '도전정신'인 만큼 재학생 창업 인큐베이팅을 위해 연간 1억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 자발적인 34개의 창업동아리를 육성하고 있습니다. 최근 개설한 지역밀착형 창업강좌는 창업과정을 이수한 지역 청년들이 3년 새 45개의 업체를 창업하는 눈부신 성과를 올렸습니다. 연 20억 남짓이던 장학금도 50억으로 두 배 이상 증액했죠. 직접적인 투자를 늘려야만 특색 있는 지역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임기 2년이 지났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보람된 일'을 꼽는다면.
부임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일입니다. 총장실로 날아든 몇 장의 쪽지를 보고 충격을 금할 수 없었죠. 신입생들이 건의사항이라며 적어 보낸 메모였는데 "모기 약 좀 사주세요"라고 적혀있더군요. 이게 무슨 말인가 싶었습니다. 30년 가까이 공직에 있으면서 기본적인 하드웨어와 시스템에 대해 이렇게 심각하게 고민해 본적이 없었을 정도였죠. 우리학교는 경상남도와 '진주'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대표하는 국립대학인데, 70,80년대에나 나올법한 '방역' 얘기가 2000년대를 살고 있는 대학 캠퍼스에서 나오다니. 바로 다음날 교직원과 교수님들을 한자리에 모시고 약속했습니다. 임기 내에 '4년제 대학'에 준하는 하드웨어를 구축하겠노라고. 이후 예산 확보를 위해 관계부처를 수도 없이 방문했습니다. 설명하고 이해시키고 또 설명하고. 결국 활용 가능한 특별예산을 편성 받아 효율성과 특화된 교육과정 등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캠퍼스 공간계획을 수립했습니다. 이제 모기 때문에 수업시간에 집중 못하거나 보일러 소음으로 교수님 육성이 안 들린다는 학생들은 없게 된 셈이죠(웃음). 올 2월 완공 될 100주년 기념관은 서부 경남을 대표할 국제적 시설로써 학교와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명소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고 자부합니다.
▶향후 계획이 있다면.우리 대학은 8개 대학 및 4개 대학원으로의 체제개편, 교명변경, 일반대학 전환, 간호학과 신설, ROTC 설치, 국제교류원 신설, 외국인 교원 채용 등 대학체제를 완비했습니다. 최근 신입생의 입학성적, 졸업생 취업의 양과 질, 학내 교수의 연구역량 등도 빠르게 향상 되고 있습니다. 우리학교는 이미 지난 100년간 농업전문 교육에 뿌리를 둔 동·식물 분야의 특화에 노력해 왔습니다. 향후 농업과 과학을 접목한 생명과학전자, 생명과학기계 등을 특성화해 경쟁력 우위를 점해 나갈 것입니다. 창업부분 또한 비록 지금은 기업과 전문연구소 등이 턱없이 부족한 지역적 한계 때문에 재학생 창업이 생계 형 소자본 창업에 집중돼 있지만, 향후 인근 산업도시와의 연계 방안 등을 모색하는 한편 도전의식과 기업가정신을 함량 시킬 수 있는 다양한 산학프로그램을 개발해 지역과 국가의 모범이 될 수 있는 '청년 기업인' 양성에 힘쓸 계획입니다.#김조원 총장은 1957년 진주에서 태어나 진주고등학교와 영남대학교(행정학과)를 졸업했다. 성균관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건국대학교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79년 교통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해 감사원으로 자리를 옮겨 감사관, 사무총장 등을 역임했다. 참여정부시절 국가전략사업평가단장과 대통령비서관(공직기강) 등으로 활동했다. 51살에 공직을 떠나 모교인 영남대 석좌교수로 부임했다. 2009년부터 국립 경남과학기술대학교(당시 진주산업대학교)에서 제5대 총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주요 포상으로는 근정포장(1991년), 홍조근정훈장(2003년) 등이 있다. 부인 김추자씨와의 사이에 두 아들이 있으며, 취미로는 등산과 골프를 즐긴다.
한경닷컴 유정우 기자 seeyou@hankyung.com
-정부지원사업, 연구프로젝트 등 최근 실적만 650억원 확보"진주는 우리나라 경제를 일으킨 경영자(CEO)의 산실입니다. LG와 GS그룹의 전신인 럭키금성 창업주 고(故)구인회 명예회장의 허름한 포목상도 진주 중앙시장에서 시작됐죠. 그래서 그런지 신입생 중 대부분이 꿈이 뭐냐고 물으면 '사업이요'라고 거침없이 말하곤 합니다. 작지만 강한, 가치창조 대학으로 세계인을 상대로 경쟁해 나갈 것입니다." 김조원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총장은 진주의 자랑거리를 묻는 질문에 무엇보다 먼저 '창업정신'을 강조했다. 그도 그럴 것이 재계에는 유독 '경상남도 진주' 출신의 인재가 많다. 김 총장이 얘기한 고(故)구인회 명예회장을 비롯해 강영중 대교그룹 회장, 박원배 전 한화석유화학 부회장, 김수필 SKC 부회장 등도 모두 진주 출신이다. 경남 의령에서 자란 고 이병철 삼성 명예회장도 진주 지수초등학교를 다녔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남 진주시 동진로에 위치한 경남과학기술대학교(이하 경남과기대)는 겨울방학임에도 교정 곳곳이 활기 넘친다. 실습중인 학생들과 회의중인 교수들, 공사중인 새 건물들 때문이다. 지난해 '개교 100주년'과 교명변경(옛 진주산업대)등을 계기로 지방국립대학의 새로운 브랜드 가치를 불어 넣고 있는 김조원 경남과기대 총장을 만나 대학 경쟁력과 청년창업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들어보았다.
▶창업과 취업률이 80% 이상으로 도내 4년제 대학 중 최고다. '청년창업'의 핵심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즘 젊은 친구들을 빗대 도전의식이 부족하다는 얘기를 많이 합니다. 취업난에 맞서 '1인 기업'과 '청년창업'이 조명 받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죠. 하지만 우리 사회가 과연 그들에게 도전 할 기회와 환경을 만들어 준 적 있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부모의 의지대로 정형화된 삶을 강요 받다가 성인이 될 즈음에야 도전을 강요 받으니, 이런 모순이 또 어디 있습니까. 요즘 사업하겠다고 중학교나 고등학교를 그만두는 아이가 있다면, 그 부모가 가만히 있겠습니까. 담임 선생님은요. 주변의 친구들은 뭐라고 할까요. 제가 생각하는 창업의 핵심은 '깨지는걸 두려워 말자'는 것입니다. 새로운 모든 일들은 성공보다는 실패 할 확률이 높습니다. 실패가 당연한 것이죠. 깨지는게 두려워 도전하지 않는다면 그 어떤 새로운 것도 얻을 수 없는 법입니다. 바닥까지 추락하는 극한은 결국, '살아보자'는 도전 에너지를 유발시키죠. 창업도 사업도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창업과 관련된 특별한 지원 프로그램을 소개한다면.
우리학교는 2005년부터 중소기업청 지원사업으로 창업대학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124명의 창업학·석사를 배출했습니다. 창업학으로는 전국 1% 수준인 셈이죠. 창업전문 인력을 발굴·육성하는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답니다. 창업 활성화와 성공률을 획기적으로 높여주는 'THE(Triangle Horn Entrepreneurship)'와 'I-USB(Initiative for University Start-up Bridge Financing)'등의 제도는 재학생과 졸업생은 물론 중, 고등학생과 일반인에게까지 주목 받고 있는 자랑거리입니다. 교수님과 학생들이 창업과 기업가 정신, 도전의식 등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활동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민태원님의 수필 '청춘예찬'을 보면 나무의 바다를 일컫는 '수해(樹海)'란 말이 나옵니다. 턱밑까지 밀려오는 가쁜숨을 참고, 산 정상에 오르면 온몸을 던져 뛰어들고 싶은 빼곡한 나무숲이 내려다 보입니다. 눈앞에 펼쳐진 장광을 맞이하면 세상에 못할 일은 없을 것 같은 착각마저 일으키죠. 제가 멘토제에 대해 교수님과 학생들에게 지리산 산행을 권장하는 이유입니다. 속된말로 '쫄지 않고 도전하는 사람'만이 깨지고 파손돼 좌초위기를 맞더라도 언젠가는 자신만의 바다를 품을 수 있는 확률도 높아질 것 입니다.▶최근 '산업대학'에서 '일반대학'으로 학제가 전환됐는데, 구체적인 성과는 무엇인지.경남과기대는 지난해 3월, '진주산업대학교'라는 옛 이름을 버리고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새로운 100년을 맞이 할 초석을 만든 셈 이죠. '국립대' 자격은 유지하고 일반대학의 자격을 획득했기 때문에 그간 제한적으로 추진하던 정부 재정사업과 연구프로젝트 등에 적극 뛰어들었습니다. 이를 통해 최근 확보한 재정만 650여억원에 이릅니다. 또한 ▲2단계 산학협력중심대학사업 선정 ▲중점연구소지원사업 선정 ▲대학교육 역량강화사업 선정 ▲창업대학원 지원사업 선정 등을 통해 산학협력 활동을 활발하게 추진해 오고 있습니다. 특히 동남권 대학교로써는 유일하게 중소기업청이 지원하는 '창업선도대학'에 선정돼 '작지만 강한, 가치창조 대학'으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일반대학이 되면서 본격적인 대학간 경쟁체제에 돌입했다고 볼 수 있다.
그렇습니다. 알려진 대로 우리나라는 수년 후면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정부도 2018년 대학 학령인구 감소추세에 따라 대학간 통·폐합 등 구조개혁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우리학교는 이미 오래 전부터 지역 특성에 맞는 전문교육과정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100년 전통의 농업기술과 과학을 접목시켜 '생명과학분야'에서 주목 할 만한 실적을 쌓고 있습니다. '학생창업'부분은 지역 내 창업교육, 창업지원 인프라 구축 등의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창업의 핵심이 '도전정신'인 만큼 재학생 창업 인큐베이팅을 위해 연간 1억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 자발적인 34개의 창업동아리를 육성하고 있습니다. 최근 개설한 지역밀착형 창업강좌는 창업과정을 이수한 지역 청년들이 3년 새 45개의 업체를 창업하는 눈부신 성과를 올렸습니다. 연 20억 남짓이던 장학금도 50억으로 두 배 이상 증액했죠. 직접적인 투자를 늘려야만 특색 있는 지역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임기 2년이 지났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보람된 일'을 꼽는다면.
부임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일입니다. 총장실로 날아든 몇 장의 쪽지를 보고 충격을 금할 수 없었죠. 신입생들이 건의사항이라며 적어 보낸 메모였는데 "모기 약 좀 사주세요"라고 적혀있더군요. 이게 무슨 말인가 싶었습니다. 30년 가까이 공직에 있으면서 기본적인 하드웨어와 시스템에 대해 이렇게 심각하게 고민해 본적이 없었을 정도였죠. 우리학교는 경상남도와 '진주'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대표하는 국립대학인데, 70,80년대에나 나올법한 '방역' 얘기가 2000년대를 살고 있는 대학 캠퍼스에서 나오다니. 바로 다음날 교직원과 교수님들을 한자리에 모시고 약속했습니다. 임기 내에 '4년제 대학'에 준하는 하드웨어를 구축하겠노라고. 이후 예산 확보를 위해 관계부처를 수도 없이 방문했습니다. 설명하고 이해시키고 또 설명하고. 결국 활용 가능한 특별예산을 편성 받아 효율성과 특화된 교육과정 등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캠퍼스 공간계획을 수립했습니다. 이제 모기 때문에 수업시간에 집중 못하거나 보일러 소음으로 교수님 육성이 안 들린다는 학생들은 없게 된 셈이죠(웃음). 올 2월 완공 될 100주년 기념관은 서부 경남을 대표할 국제적 시설로써 학교와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명소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고 자부합니다.
▶향후 계획이 있다면.우리 대학은 8개 대학 및 4개 대학원으로의 체제개편, 교명변경, 일반대학 전환, 간호학과 신설, ROTC 설치, 국제교류원 신설, 외국인 교원 채용 등 대학체제를 완비했습니다. 최근 신입생의 입학성적, 졸업생 취업의 양과 질, 학내 교수의 연구역량 등도 빠르게 향상 되고 있습니다. 우리학교는 이미 지난 100년간 농업전문 교육에 뿌리를 둔 동·식물 분야의 특화에 노력해 왔습니다. 향후 농업과 과학을 접목한 생명과학전자, 생명과학기계 등을 특성화해 경쟁력 우위를 점해 나갈 것입니다. 창업부분 또한 비록 지금은 기업과 전문연구소 등이 턱없이 부족한 지역적 한계 때문에 재학생 창업이 생계 형 소자본 창업에 집중돼 있지만, 향후 인근 산업도시와의 연계 방안 등을 모색하는 한편 도전의식과 기업가정신을 함량 시킬 수 있는 다양한 산학프로그램을 개발해 지역과 국가의 모범이 될 수 있는 '청년 기업인' 양성에 힘쓸 계획입니다.#김조원 총장은 1957년 진주에서 태어나 진주고등학교와 영남대학교(행정학과)를 졸업했다. 성균관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건국대학교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79년 교통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해 감사원으로 자리를 옮겨 감사관, 사무총장 등을 역임했다. 참여정부시절 국가전략사업평가단장과 대통령비서관(공직기강) 등으로 활동했다. 51살에 공직을 떠나 모교인 영남대 석좌교수로 부임했다. 2009년부터 국립 경남과학기술대학교(당시 진주산업대학교)에서 제5대 총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주요 포상으로는 근정포장(1991년), 홍조근정훈장(2003년) 등이 있다. 부인 김추자씨와의 사이에 두 아들이 있으며, 취미로는 등산과 골프를 즐긴다.
한경닷컴 유정우 기자 see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