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반대해도 수서~평택 KTX민영화 4월 공고 추진"

정부, 20일 공개 토론회 거쳐 예정대로 진행
정부가 수서~평택 간 KTX노선의 민영화와 관련, 이달 말 공청회를 열고 4월 중으로 민간 운영자 모집공고를 내기로 하는 등 가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정부 관계자는 15일 “2015년 개통에 맞추기 위해선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의 반대 입장에 상관없이 사업 추진을 일정에 맞춰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착공한 수서~평택 간 KTX노선은 총연장 61㎞로 총사업비 3조7806억원을 투입해 2015년 개통한다. 정부는 당초 17일 민영화에 반대해온 코레일과 토론회를 열려고 했으나 코레일 측 요청에 따라 오는 20일 공개 토론회를 갖기로 했다. 이어 1월 말 전에 공청회를 열고 늦어도 4월 중 민간 운영자 모집 공고를 내기로 최종 입장을 정리했다.

구본환 국토해양부 철도정책관은 “철도 운영 경쟁체제 도입은 국민적 합의를 통해 철도산업발전기본법(2003년)과 철도사업법(2005년), 철도구조개선기본계획(2004년) 등에 이미 명시돼 있다”며 “코레일 측의 주장은 경쟁이 두렵고 철밥통을 빼앗기기 싫어 억지를 부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최근 6명으로 구성된 전담반을 구성하고 철도노선의 경영성과를 분석하고 있다. 전담반이 현재까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코레일 측은 인건비 역사운영비 등을 KTX에 유리하게 계상해 흑자노선으로 비춰지도록 회계장부를 분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코레일 측은 산간벽지 등 일반철도의 적자노선에 정부가 매년 지원하는 공익서비스의무부담금(PSO) 3000억원도 회계장부상 경상이익(특별이익)이 아닌 영업이익에 기재하는 방식으로 경영 성과를 부풀렸다는 것이다.

정부는 노선별 열차별 화물별 여객별 등 분야별로 세분화해 코레일의 경영상태를 분석하고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실제 코레일 측은 정부 보조금을 받는 노선도 노선별 적자 규모를 산정해 회계처리를 하지 않고 전체 금액을 노선 수로 나눈 평균액을 회계정리하는 등 대충대충 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레일의 비용구조, 분식회계 등을 밝혀 그동안 얼마나 방만한 경영을 해왔는지를 국민에게 알리겠다”고 강조했다.

코레일 측은 “무궁화 새마을 등 적자노선을 제외하고 수익노선인 KTX만 민영화하는 것은 민간기업에 특혜를 주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