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O로 식량 생산성 높여야"

한경-공학한림원 토론마당
“유전자 조작(GM)을 통해 날개가 없는 암모기를 만들면 이론적으로 모든 모기를 멸종시킬 수 있습니다. 이 모기가 숫모기랑 짝짓기해 나오는 암모기는 모두 날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유장렬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최근 한국공학한림원 한국경제신문 공동 주최로 열린 ‘제52회 토론마당’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번 행사는 ‘GMO(유전자변형생물)의 이득과 위험’을 주제로 서울 역삼동 기술센터에서 열렸다.전문가들은 식량 차원에서 이미 GMO가 ‘대세’로 자리잡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유 연구원은 “세계적으로 콩은 이미 70%를 GMO가 차지하고 목화 옥수수 유채는 각각 65%, 30%, 20%에 달했다”며 “식탁에서 먹는 대부분 반찬들이 이미 GMO로 채워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2050년께 세계 인구가 95억명으로 늘면 더 필요한 경작지는 브라질만한데 이를 확보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므로 GM을 통한 생산성 향상은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제초제 내성, 해충 저항성, 질병 저항성, 특정 기능 및 성분 강화 등을 위해서도 GM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GMO 가운데 동물(LMO)은 현재 쓰이는 장기이식용 돼지뿐 아니라 출혈성 질환 예방용 항트롬빈 강화 염소, 슈퍼 성장 연어 등이 언급됐다.

이향기 한국소비자연맹 부회장은 “GMO와 방사선조사 식품의 위해성은 몇년~십수년 안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세대를 넘어 수십년 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재까지 뚜렷한 해가 없다고 해서 안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구용의 식품의약품안전청 연구관은 “현존하는 과학기술로 안전성을 확인한 제품만 승인하며, 이런 식으로 걱정하면 자연 재배한 식품들도 100%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다”며 “GMO의 안전성 자체에 대해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반박했다.

박태성 농촌진흥청 연구원은 “GMO에 관대한 미국도 ‘버퍼존’이라는 안전지역을 만들어 GM을 통한 변종이 나오지 않게 안전 관리를 하고 있다”며 “농진청 역시 안전에 많이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보통 잡초를 죽이려고 재배 대상 작물에 제초제 내성 유전자를 넣고, 제초제를 뿌리면 잡초가 다 죽는다. 그런데 잡초 교배 과정에서 예상치 않게 이 유전자가 친척 잡초에게 넘어가면 ‘슈퍼 잡초’가 생긴다는 설명이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