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사 네트워크 독보적…기업가치 매년 두자릿수 성장 무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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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삼성생명삼성생명은 명실상부한 국내 1위 생명보험회사다. 1957년 출범한 뒤 줄곧 보험산업을 이끌며 생명보험업을 태동시키는 데 기여했다. 전신인 동방생명에서 1963년 삼성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이후 줄곧 성장가도를 달려왔다. 1983년 자산 1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2006년에는 제2금융권 최초로 자산 100조원을 돌파했다. 미국 포천(Fortune)지가 발표한 글로벌 500대 기업에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국내 최초의 금융회사로 국가고객만족도(NCSI) 평가에서 8년 연속 1위를 차지하는 등 국내외 각종 지표 상으로 업계 최고라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전문가 심층진단
강력한 브랜드 경쟁력 바탕…설계사 1인당 초회보험료 1위
업계 첫 통합보험 '배타적 사용권'…보험료 낮춰 가입자 170만명
8개국 12개 해외거점 확보
○질적 성장세 지속삼성생명은 이런 계량적 평가뿐만 아니라 질적 성장도 지속하고 있다. 1994년에는 약관 전달,자필 서명,청약서 부본 전달 등 이른바 3대 기초서비스를 실천하지 않을 경우 보험료를 환불해주는 보험품질보증제도를 업계 최초로 시행했다. 2007년에는 국민계몽운동인 ‘보장자산 바로 알기 캠페인’으로 업계 안팎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올해 들어서는 금융업계 최초로 계열 운용사의 사업부문을 분리해 부동산 전문 운용사를 설립하는 등 선도사의 위치를 수성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보여주고 있다.
삼성생명의 최대 강점은 브랜드 가치를 기반으로 한 독보적인 비(非)가격 경쟁력으로 함축될 수 있다. 이는 훌륭한 판매채널을 확보케 하고, 상품 적용이율의 인하로 자산운용 부담을 경감시켜 경영관리, 판매, 리스크 관리 등 경영전반의 효율성을 높이는 선순환 구조로 이어진다. 실제로 4만명에 달하는 설계사 네트워크를 양성하고 있으며, 이들은 업계 내에서도 고도화된 전문인력으로 정평이 나있는 영업집단이다.
지난해 상반기 삼성생명의 설계사 1인이 벌어들인 초회보험료(최초 납입 보험료)는 월 평균 140만원으로 2위사의 100만원, 3위사의 60만원을 훨씬 웃돌았다. 삼성생명의 영업경쟁력을 보여주는 대표적 지표다. 최근 들어 ‘신(新)판매채널’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며 ‘전통 판매채널’ 중심의 영업 체질을 개선 중인데, 이는 급격한 방카슈랑스 시장 점유율을 통해 확인되고 있다.○우수한 상품개발 능력
삼성생명은 상품 개발에 있어서도 주목할 만하다. 생보업계 첫 통합 보험인 삼성생명의 ‘퍼펙트통합보험’은 2008년 9월 출시 후 3년여 만에 가입자 170만명을 달성했다. 종신보험과 CI(치명적 질병)보험, 실손의료보험 등을 합쳐 각각의 상품에 따로 가입하는 경우보다 보험료를 낮춘 독창성을 인정받아 ‘개발이익보호권’(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하면서 업계의 통합보험 확산을 주도했다. 최근에는 그간 주력해온 보장성 상품 시장 외에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등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은퇴시장 공략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국내 최대 규모의 은퇴연구소와 보험금융연구소를 설립했다.
해외영업에서도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보험사 중 하나다. 총 8개국에 12개의 해외 거점 네트워크가 있다. 이 가운데 태국과 중국에는 현지 합작법인을 두고 있다. 1997년에 설립된 태국 합작법인 ‘시암삼성’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성공적인 정착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내실 경영을 추구해 사업 개시 8년 차인 2005년에 흑자로 전환했으며 2009년에는 340억원, 2010년에는 438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최근 5년간 연평균 수입보험료 신장률이 17%에 이를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중국항공과 50 대 50 비율로 투자해 2005년 7월 출범한 ‘중항삼성인수보험공사’도 개인채널 위주에서 벗어나 단체 및 방카슈랑스로 채널 다각화를 이뤄내며 매년 실적을 개선하고 있다.○보장성 중심 성장 전망
향후 삼성생명의 경영전략 핵심은 여전히 ‘보장성 중심 성장’이다. 이 회사의 내부 역량은 △브랜드 △견실한 자본구조 △리스크 관리 능력 △전속 보험설계사의 독보적 경쟁력 △혁신적 상품 개발 능력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급변하는 외부 환경에 부합할 수 있는 보장성 중심 전략은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수준에 부합하는 보장성 보험 성장을 통해 기초 체력을 튼튼히 하고, 연금 및 저축부문의 산업 대비 초과 성장을 통한 견실하고 꾸준한 신(新)계약 유치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구체적으로 ‘GDP+α’의 견조한 성장을 시현하기 위해 △은퇴시장 △부유층시장 △해외시장 등 세 가지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 및 이익 창출을 최대 목표로 삼고 있다. 은퇴시장 및 부유층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상속 설계 및 안정적 자산증식 니즈에 부합한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다른 금융권과 차별화된 연금보험의 장점을 극대화해 판매를 늘려가고 있다. 특히 은퇴자산 캠페인을 통한 마케팅전략이 돋보인다. 채널측면에서는 전속채널 체력 강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과거와 다르게 방카슈랑스 등 비(非)전속채널의 점유율 확대를 병행하고 있다.해외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기존 중국 및 태국사업의 현지화를 통한 본격적인 성장도 추구하고 있다. 인구가 많고 보험침투율이 낮은 아시아 시장에 대한 신규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ING생명의 아·태지역 사업부 인수 역시 충분히 논의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안정적 성장으로 주목
결론적으로 이런 성장전략을 통해 삼성생명은 급격한 성장보다는 꾸준하고 안정적인 성장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12~14% 내외의 기업가치 성장은 20조원의 보험료수입 및 130조원의 운용자산 규모를 감안하면 매우 견조한 성장으로 인식될 것으로 판단된다. 비록 상장 이후 성장성에 대한 우려 및 오버행(잠재적 물량부담) 등의 수급적 이슈로 인해 부진한 주가 흐름이 지속되고 있지만, 본질가치에 대해 ‘성장’이 아닌 ‘안정’, ‘단기’가 아닌 ‘장기’ 관점으로 접근하는 시각의 변화 과정에서 점진적으로 주가의 제자리 찾기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신승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sean.shin@miraeasse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