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먹거리' 서비스 산업에 달렸다

한경 BIZ School - 제4회 KED CON 지상중계

국내 총생산 서비스업이 60%…전국에 서비스 연구소 만들어야
“지역마다 서비스 혁신 연구소를 만들어야 합니다.” 김광순 지식경제부 R&D전략기획단 융합신산업 전문위원은 최근 한국경제신문에서 ‘2012 비즈니스 성공 서비스가 열쇠다’란 주제로 열린 제4회 KED CON에서 “미래는 서비스산업에 달렸다”며 이 같은 화두를 던졌다. 다음은 강연 내용이다.

#서비스업이 고용의 70% 차지 국가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제조업과 서비스업입니다. 사회적으로 제조업이 곧 산업이라는 인식이 컸기 때문에 연구·개발(R&D) 투자 비율이 컸습니다. 하지만 국내총생산(GDP)에서 제조업 비율은 30% 미만, 서비스업은 60%를 차지합니다. 고용 측면에서 볼 때 제조업은 20%, 서비스업은 70% 정도입니다. 서비스업은 거시적으로 행정, 의료, 사회지원, 교통 등을 다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이처럼 GDP의 60%, 고용의 70%를 차지하는 서비스산업이 우리나라에서는 상당히 취약합니다. 자유무역협정(FTA)이 잇따라 체결되면서 국내 서비스업이나 농업 경쟁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산업의 서비스화를 모색하고 서비스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전환점을 가져야 합니다.

현대자동차는 전형적인 제조업체입니다. 하지만 국가산업 측면에서 제조업 역시 더 이상 제조업으로 보지 말고 서비스업으로 변환시켜 봐야 합니다. 제조업의 서비스화라는 것은 고객과의 관계에서 밸류 체인(value chain)을 확장하는 일이며, 고객의 관점에서 본다는 뜻입니다. 분당에서 서울로 출근하는 한 시간 동안 차 안에 앉아 있는데 여기에 헬스(health·건강)라는 것을 접목시킨다면 무궁무진한 가치가 생겨납니다. 소비자들이 실제로 사용하는 과정을 기업들이 제조업의 전체 밸류 체인으로 인정해야 하는 것입니다.

서비스산업 자체도 고도화돼야 하는데, 이는 감각에 의한 산업에서 과학에 의한 산업으로 가는 것을 말합니다. 기업들이 기술과 부품소재를 갖고 제품을 생산하는 능력은 비슷하게 갖추고 있지만 미래를 디자인해내는 능력은 부족합니다. 우리나라 의료기술이 뛰어나지만 외국의 의료 서비스가 들어오면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미래생활에 관한 그림이 없기 때문입니다. 2025년에는 우리나라의 1000만명이 넘는 인구가 초고령화됩니다. 그때 노인들의 미래생활이 어떻게 될 것인지 디자인하지 않는다면 서비스업은 물론이고 제조업 또한 성장 방향을 잃게 될 것입니다. 특히 제조업의 경우 미래 비전을 기획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서비스 R&D 과정이 필요한 것입니다.#경험과 감(感)에서 과학으로

부산을 대표하는 호텔이 두 개 있는데, 고객이 몰리는 때는 여름 한철입니다. 성수기에는 웃돈을 얻어 100만원을 낸다 하더라도 사람들이 몰립니다. 본래 객실 가격은 25만원 정도지만 성수기 때 옆 호텔의 가격을 보고 수준을 맞춥니다. 이는 가격 책정의 원칙이 없는 것입니다. 자동차의 경우 모든 제작 공정과 여러 가지 측면을 고려해 가격을 정합니다. 강남역에서 떡볶이 장사를 할 때도 분석을 해야 합니다. 만약 100만명이 지나간다면 그 인구분포를 분석하고 강남역에 머무는 평균시간은 얼마나 되는지 조사한 뒤 타깃을 지정, 아이템을 고르고 가격을 책정해야 합니다. 이것이 ‘감에서 과학으로의 변화’입니다.

이런 서비스 R&D를 국가적 차원에서 많이 연구하는데, 제조업 강국인 독일과 일본은 제조업을 서비스산업으로 연결시킨 사례를 잘 보여줍니다. 우리나라도 서비스산업을 선진화하기 위해 올해 ‘서비스산업 발전기본법’을 공개할 예정입니다. 이제는 서비스 자체도 산업으로 인정하고 육성하려는 것입니다. 전국에는 기업을 위한 연구소가 있어서 이슈가 생기면 그 연구소를 통해 R&D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서비스산업은 그런 곳이 없습니다. 저는 서비스 혁신 연구소가 지역마다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비스에 관한 데이터 분석과 연구를 하는 곳이 전국 곳곳에 있어야 합니다. 또 하나의 일자리 창출도 되고 서비스 자영업 자체에도 도움이 많이 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요식업중앙회는 요식업계의 권리를 요구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를 좀 더 혁신시켜 요식업 R&D센터가 된다면 어떨까요. 독일의 아코르 호텔(Accor Hotel)은 서비스 연구시설이기도 합니다. 데스크의 조명과 향수에 대한 연구를 실시, 객실이 없어 돌아가는 손님의 불쾌감을 최소화했습니다.

#“무형의 서비스를 디자인하라”

저는 서비스 디자인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서비스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는 것입니다. 같은 의자를 어떻게 디자인하느냐에 따라 사람들의 경험 체계를 바꿔 다른 느낌을 줍니다. 지금까지의 디자인은 색채나 스타일링 등 외형적인 부분에 초점을 뒀지만, 서비스시대에는 무형의 서비스 자체를 디자인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여러분도 고객의 경험을 디자인하고 그들의 가치를 정렬할 줄 아는 디자이너가 돼야 합니다.서비스는 이제 인류역사상 제대로 대우받을 때가 됐습니다. 과거 인류에는 생산하는 활동, 즉 일하는 것이 중요했고 삶의 질은 항상 뒷전이었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생산능력 증대와 더불어 삶의 의미를 찾는 것이 중요해졌습니다. 소비활동 또한 라이프스타일 속에서 더 많이 일어나기 때문에 삶의 질이 산업의 중요한 의미가 됐습니다. 그리고 개인의 권력이 거대한 집단과 기업과 거대권력을 넘어설 수도 있는 시대가 됐습니다. 인류역사상 처음으로 우리가 맞이하는 산업적 기회입니다. 대기업이든 거대조직이든 공급자 중심으로 제공하던 것이 이제는 개인의 권력으로 넘어가면서 달라졌습니다. 개인의 다양성의 경험 욕구를 어떻게 채워줄 것인지가 중요해진 것입니다.

그렇기에 서비스 R&D 인프라를 구축하고 과학적인 산업으로의 접근과 함께 진정성을 갖춰야 합니다. ‘당신의 경험에 새로운 경험을 더해주겠다’ ‘당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진정성이 중요합니다. 사람을 돈 버는 수단으로만 접근하면 더 이상 가능성이 없기 때문입니다. 정치권의 큰 결단을 통해 서비스 R&D를 실행하는 국가기관들이 만들어지길 기대합니다. 실질적으로 예산을 배정하고 전문 인력들을 과감하게 배치해야 합니다. 누가 이것을 먼저 제안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정리=이주영 한경가치혁신연구소 연구원 ope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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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순 지식경제부 R&D전략기획단
융합신산업 전문위원
0530gskim@naver.com

△왓슨와이어트 한국지사장
△(주)지오마케팅 대표 △행정자치부 정부혁신컨설팅센터장 △효성그룹 변화관리실 상무 △육사관학교 심리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