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한일재단 공동 캠페인] (3) "수출시장 확보, 뿌리기업의 성공 열쇠"

1부. 한국 뿌리산업의 경쟁력 현황과 과제

(3) 뿌리기업의 기술력 및 인력공급 시스템"전기차용 배터리 금형을 우리 회사가 만들어 LG화학에 납품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부품의 95%는 금형으로 구성됐지요."

경기 안산시 반월공단에 위치한 ㈜동아ENG는 자동차 내장재 금형(동일 규격의 제품을 대량 생산하는 틀)을 설계·제작하는 업체다. 이 회사 강병조 사장(55)은 지난 25일 기자와 만나 "자동차 한 대를 만드는데 금형은 반드시 필요한 뿌리산업"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자동차의 구성품인 범퍼, 도어 트림, 엔진 커버, 배터리 트레이 등이 금형 기술로 만들어진다.

1981년 설립된 동아ENG는 내수 시장에서 현대·기아차, 한국GM, 르노삼성차, 쌍용차 등 완성차 5개사에 금형을 납품하고 있다. 현대모비스와 한화 L&C도 주요 고객이다. 도요타,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혼다, 폭스바겐 자동차에도 이 회사가 제작한 금형이 들어간다. 독일과 일본, 미국 등 전 세계 10여개 국가로 수출하고 있다.◆ "해외 시장 개척…매출 신장 이뤄"강병조 사장은 1977년 LG산전(현 LS산전)에 입사한 이후 35년간 금형 업계에서 일해왔다. 그는 2002년 사업체를 인수하면서 일찍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회사의 장기적 성장을 이끌기 위해선 수출을 늘려야 한다는 게 강 사장의 사업 철학이었다.

그는 "내수 시장은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하고 대기업의 납품 단가가 낮아 성장하는데 한계가 있다" 면서 "동일한 금형 제품을 현대차에 납품할 때 보다 독일로 수출하면 2~3배는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

수출뿐만 아니라 해외 현지 투자도 병행했다. 2010년에는 슬로바키아에 현지 기업과 공동 출자해 서비스 센터를 개소했다. 애프터서비스(A/S) 보장 안되면 유럽으로 금형을 수출하지 못한다는 게 강 사장의 설명이다. 동아ENG는 이를 토대로 꾸준한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0년 85억 원이던 매출액이 작년에는 95억 원으로 증가했다. 37명의 직원들이 일궈낸 성과로는 적지 않은 숫자다. 올해는 신규 사업인 금형 플랜트사업을 통해 매출액을 150억 원 규모로 늘릴 계획이다.

강 사장은 "신규 사업은 자동차 범퍼 도장 설비 작업이고 현대모비스에 납품하는 금형 제품을 해외 시장에도 수출하게 될 것" 이라며 "입찰 들어가서 수주하면 55억 원의 신성장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아ENG는 지난해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의 '부품소재인재육성사업'에 참가하는 등 기술력 증진을 꾀하고 있다. 일본 수출업체인 와코기연공업(아이치현 소재)에 직원을 보내 일본의 우수 기술을 3개월 과정으로 교육 받도록 한 것이다. 이 사업은 한일재단이 국내 중소기업 근무자들의 기술력 향상을 위해 일본 우수 기업에 3개월간 기술 연수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 "특례 기술 인력 2~3배 늘려야"

한국금형공업협동조합 등 금형업계에 따르면 한국의 금형산업은 수출주력산업으로 세계 5위 규모다. 하지만 기술력은 금형 분야 1위 국가인 독일의 80%, 일본의 90% 수준에 그치고 있다.

강 사장은 "독일은 서른 살 된 금형 숙련공이 많지만 한국은 20~30대 전문 인력이 거의 없고 대다수가 40~50대" 라며 "인재 양성의 어려움이 장기적으로 기술력 차이가 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강 사장은 뿌리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유도하기 위해선 젊은 기술 인재 확보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직업훈련원 출신자 고용에 그치지 않고 특례 보충역 인력을 지금 보다 2~3배 늘려 5년차 이상의 중간 기술자를 많이 키워내야 한다" 면서 "젊은 인재를 충원해 나가면 그 인력들이 결국 독일의 경우처럼 30대 전문 기술자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한경닷컴 김정훈·박은아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