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이익률 10%대 첫 진입…BMW 이어 '글로벌 넘버2'

작년 영업이익 8조755억…5년째 최대 실적

플랫폼 공유로 원가 절감…품질 높아져'제값 받기' 시작

美시장서 4개 신차 출시
글로벌 경기 불확실…올 목표 보수적으로 잡아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매출 77조7979억원, 영업이익 8조755억원, 순이익 8조1049억원을 기록했다고 26일 발표했다. 5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6.1% 늘었고 영업이익은 36.4%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사상 처음으로 두 자릿수(10.4%)에 진입했다. 순이익은 지분법 이익 증가 등의 영향으로 35.1% 급증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대비 12.4% 늘어난 405만대를 판매했다. 국내 판매는 3.7%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해외 판매가 14.3% 늘어났다. 현대차는 이날 이사회를 열어 전년보다 16.6% 늘어난 4800억원을 배당하기로 의결했다.◆영업이익률 사상 첫 두 자릿수

현대차의 지난해 영업이익률 10.4%는 폭스바겐(7.7%, 이하 2011년 3분기 기준) GM(7.4%) 포드(6.0%) 혼다(7.1%, 이하 2010년 기준) 도요타(3.0%)를 훨씬 웃돈다. 프리미엄 브랜드인 독일 BMW(12.8%, 2011년 3분기)에 이어 글로벌 자동차업계 랭킹 2위다. 2008년 5.8%에 불과했지만 이후 증가세를 지속해왔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대형 자동차업체가 두 자릿수 영업이익을 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플랫폼 통합에 따른 원가절감, 품질제고에 따른 제값 받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현대차는 “작년 매출원가율은 플랫폼(엔진 변속기 등 차체) 통합효과 등으로 전년에 비해 0.8%포인트 줄어든 75.7%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예컨대 쏘나타의 플랫폼을 투싼과 i40 등이 함께 사용함으로써 비용절감을 이뤄내는 식이다.

플랫폼 수는 2002년 22개에서 2009년 18개, 2011년 6개로 줄었다. 2014년까지 4개로 줄일 계획이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있다. 플랫폼 통합으로 신차개발 기간은 2002년께 40개월에서 최근 24개월로 단축됐다. 이 역시 비용절감 요인이다.

◆제값 받기…딜러 인센티브↓현대차는 지난해 405만대를 판매, 3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을 지속했다. 고유가 시대가 장기화되면서 우수한 연비와 함께 새로운 디자인의 중·소형차가 글로벌시장에서 인기를 끈 덕분이다. ‘2012년 북미 올해의 차’에 선정된 아반떼를 비롯해 쏘나타 투싼 i30 등이 그 주인공들이다.

수요 증대로 판매가격도 덩달아 높아졌다. 오토데이타에 따르면 현대차가 미국 시장에서 딜러들에게 주는 인센티브는 2009년 대당 평균 2506달러에서 2010년 1649달러, 2011년 1005달러로 낮아졌다. 도요타(1990달러)와 혼다(2097달러) 인센티브의 절반 수준이다. 할인판매가 그만큼 줄어들고 제값을 받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이원희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품질이 향상되니 중고차 값이 오르고 중고차 가치가 상승하니 인센티브를 줄여 판매가격을 높여 제값을 받을 수 있었다”며 “그 결과 브랜드 가치가 더욱 올라가고 판매가 촉발되는 선순환 구조에 들어섰다”고 말했다.◆올해 경쟁 심화될 듯

올해 글로벌 판매목표 429만대(5.7% 증가)는 지난해(12.4%)에 비하면 보수적인 목표치다. 미국 시장에서 4.5% 늘어난 67만5000대, 유럽은 15.4% 증가한 46만5000대, 중국은 6.8% 증가한 79만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미국에서는 그랜저HG, 신형 싼타페, 엘란트라 투어링(한국명 i30), 엘란트라 2도어(아반떼 2도어) 등 4개 신차를 출시하기로 했다. 유럽에선 직영법인 판매 비중을 작년 43%에서 올해 67%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 부사장은 “주요국의 정권 교체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이 경제 불안으로 이어지고, 유럽 재정위기가 신흥시장 경기둔화에 영향을 미치는 등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다”며 성장목표를 보수적으로 잡은 배경을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경쟁업체들의 가격공세가 심해져 올해 수익성은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한다.

장진모/전예진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