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알리, 악플 상처 딛고 '선플 전도사'로

선플운동본부 홍보대사 위촉
온라인 악플에 시달렸던 실력파 가수 알리(본명 조용진·28·왼쪽)가 선플(善한 리플·칭찬이나 격려 댓글로 악플의 반대말) 홍보대사로 나섰다. 악플 피해자인 알리는 지난 18일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 30층 쥬피터홀에서 열린 글로벌선플운동연합(이사장 한동권 미래그룹 회장) 신년하례회에서 홍보대사 위촉장을 받았다. 글로벌선플운동연합은 민병철 건국대 교수(오른쪽)가 이사장으로 있는 선플달기국민운동본부 후원 단체다. 이 자리에는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 한영실 숙명여대 총장, 최종태 포스코 사장 등을 비롯해 관련 인사 50여명이 참석했다.

알리는 지난해 12월 중순 ‘나영이 사건’의 아픔과 아동 성추행 문제에 대해 사회적 경종을 울리기 위해 자작곡 ‘나영이’를 발표한 뒤 인터넷에서 거센 비판과 논란에 휩싸이는 고통을 겪었다. 결국 가족이 함께 나선 눈물의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아픈 과거사까지 고백하며 사태를 무마했지만 당시의 무차별적인 악플 테러는 그에게 또 다른 상처로 남았다. 노래가 수록된 앨범 전량을 수거해 폐기 처분한 것은 오히려 사소한 일이었다.알리의 아버지 조명식 씨(56·디지털타임스 사장)는 “이성적·논리적 설명의 기회조차 주지 않은 채 마녀사냥식으로 몰아치는 악성 댓글의 괴로움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며 “그렇다고 그 고통을 가슴에 안은 채 언제까지나 주저앉아 있어서는 더욱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총선과 대선이 있어 자칫 무책임하고 선동적인 언어 폭력이 난무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선플 운동은 결국 고운 말 쓰기 운동이라 악플에 시달려본 사람들이 직접 나설 때 더 효과적일 것이라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알리가 선플 홍보대사를 맡기까지는 주위 사람들의 많은 관심과 위로, 격려가 큰 힘이 됐다. 민병철 이사장은 “기존의 선플 홍보대사가 박지성 선수 등 분야별로 7명이 있지만 직접 피해를 본 당사자가 맡기는 처음”이라며 “선뜻 나서기 힘든 상황이었겠지만 알리에게 선플달기 운동에 참여해달라고 적극 권했다”고 전했다.

알리는 올 들어 악성 댓글의 아픔을 추스르고 조금씩 활동을 재개하기 시작했다. 27일에는 지난해 10월부터 출연한 KBS 2TV의 ‘불후의 명곡2:전설을 노래하다’ 코너에서 선보인 경연곡들을 모은 리메이크 음원을 내놨다. 다음달 11일엔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리는 ‘2012 김광석 다시 부르기’ 콘서트에서 팬들과 만나기 위해 준비 중이다.홍성호 기자 hymt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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