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과의 전쟁 선포…경찰, 일진회 등 집중관리

뉴스인사이드 - 경찰팀 리포트
학교폭력과 집단따돌림이 사회적 문제가 되면서 경찰도 정면 대응에 나섰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경찰은 최근 학교폭력 문제로 자살하는 학생들이 속출하자 강력 대응 방안을 잇달아 발표했다. 이에 맞춰 조직개편에도 나섰다.경찰청은 일단 학교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왕따폭력’ 수사에 공을 세운 경찰관 40명을 특진시켜 학교폭력 근절에 나설 예정이다. 본격 수사에 앞서 일종의 ‘당근’부터 제시한 셈이다. 2010년 11월 서울에서 열렸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55명을 특진시킨데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큰 인사다.

경찰은 학교폭력 신고를 활성화하기 위해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할 때 신고자의 신원이 노출되지 않도록 가명으로 처리하기로 했다. 학교폭력 신고 웹사이트인 안전드림(www.safe182.go.kr)이나 이메일, 전화(117)만으로도 신고할 수 있도록 했다. ‘보복폭행’을 막기 위해서다.

조현오 경찰청장은 지난 26일 경찰청에서 ‘학교폭력 근절 전국지휘부회의’를 열고 “학교폭력 문제에 경찰이 적극적으로 개입해 학생들이 새로운 분위기에서 새 학년을 맞이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청장은 같은 날 경찰 학교폭력 책임자인 이은정 경찰청 생활안전국 여성청소년과장(총경)도 전격 교체했다. 지난달 19일 경찰청 총경급 인사 후 불과 40여일 만에 단행한 사실상 경질 인사다. 사회적 현안인 학교폭력 문제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내부 판단에 따른 결정이었다. 학교폭력에 대응하기 위해 경찰조직에도 변화를 줬다. 경찰청은 일선 경찰서 여성청소년계의 성매매 단속 업무를 떼어내 생활질서계로 넘겼다. 여성청소년계가 학교폭력 문제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경찰청은 또 일반 범죄자를 다루는 형사 인력도 학교폭력 사건에 투입해 소위 ‘일진회’ 등 폭력 서클을 집중관리하도록 했다. 학교폭력으로 2회이상 입건된 경력이 있는 학생은 특별관리 대상으로 분류해 ‘문제학생명단’을 만들어 관리키로 했다. 경찰은 학교폭력 피해자가 신고할 경우 신고 첫주에는 매일 1회, 이후에도 일정기간 주기적으로 보복 폭행을 당했는지 여부를 살펴 볼 예정이다. 경찰청은 지난 19일부터 오는 4월 말까지를 학교폭력 단속 기간으로 정했다. ‘학교폭력과의 전쟁’을 선포한 것이다.

경찰만 나선 게 아니다. 온라인에서 청소년의 고민을 진지하게 들어주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인터넷 상담센터들도 최근 들어 부쩍 늘고 있다.

비록 회원 수는 적지만 왕따 학생과 또래인 청소년들도 네이버 카페에 ‘청소년의 상담은 청소년이(http://cafe.naver.com/ctssos)’ ‘청소년이 하는 청소년상담센터(http://cafe.naver.com/gcgirltcm)’ 등을 개설해 ‘또래상담’에 나섰다. 다만 이들 카페는 진로·성적 등 다양한 문제로 타인에 대한 상담에만 집중할 수 없는 청소년들의 한계로 현재 ‘개점휴업’ 상태다. 반면 다음 카페에서는 ‘김성중 청소년상담교실(cafe.daum.net/germac)’ ‘비마이프렌드(http://cafe.daum.net/neoyoana)’ 등 민간 청소년상담 카페가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