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 확산 수혜…'우븐 사업' 비중 높여 성장·수익성 '두 토끼'

Cover Story - 한세실업

전문가 심층진단

수요 커지는 ODM서 경쟁력…베트남 등 생산거점 환율상승
원재료 값 안정 등 우호적 환경

PER 4.9배…실적비해 저평가
자체 브랜드 사업 진출 통해 기업가치 높이기 적극 추진
한세실업은 의류 ODM(제조자 개발생산)·OEM(주문자상표 부착생산)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다. 단순 제조 방식의 OEM보다는 제품의 디자인·설계부터 원재료 구입, 제품 생산, 포장까지 일련의 과정을 모두 담당하는 ODM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 기업 자체의 본질적인 경쟁력이 뛰어나고 주문자와의 수평적인 관계 형성이 가능하기 때문에 다른 OEM 기업보다 고부가가치를 올리고 있다.

○우호적인 외부 환경현재 한세실업은 다양한 우호적인 외부 환경에 힘입어 그 수혜를 입을 상황에 진입해 있다는 판단이다.

최근 SPA(제조 직매형 의류) 산업이 확산되면서 ODM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SPA는 트렌디한 옷을 빠르게 순환시켜 재고 부담을 줄이고 소비자들의 반응을 즉각 반영해 최신 유행의 옷을 다품종 소량 생산하는 패스트 패션이다.

바이어는 매장과 창고, 디스플레이만 하고 한세실업과 같은 ODM·OEM 업체에서 R&D(연구·개발)부터 디자인, 제조까지 모두 도맡는다. 저렴한 가격에 최신 유행 옷을 사입고 금방 버리는 소비 풍조를 낳고 있는 SPA 브랜드의 확산으로 인해 기존 바이어들도 SPA 성향으로 변해가고 있으며 이에 따라 한세실업 역시 SPA 시장 진출이 꼭 필요한 상황이다.SPA 브랜드들은 유럽이 많은 만큼 미국에 편중돼 있는 매출이 유럽과 아시아 등으로 다양화할 수 있는 좋은 발판이 될 것이다.개발도상국의 환율 저평가와 낮은 임금 수준이 지속되면서 글로벌 업체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이머징 국가에 ODM과 OEM을 맡기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한세실업의 경우 주요 바이어는 아베크롬비&피치, 아메리칸 이글, 갭, 홀리스터, W-마트 등으로 세계적 기업들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으며 모든 생산기지가 동남아 및 중남미에 위치해 있다. 임금이 낮고 관세 혜택이 커 국내 생산보다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서도 중남미보다 상대적으로 임금이 낮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법인에 대한 생산 비중을 늘리고 있다. 동남아 법인의 생산 비중은 2005년 31%에서 2011년 77%까지 증가했다. 특히 생산 비중의 50%가 넘는 베트남 통화인 동화의 지속적인 평가절하는 수익성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원·부자재 가격이 많이 하락한 점도 긍정적 요인이다. 면화 가격은 2011년 상반기 파운드당 2달러가 넘는 수준까지 급등했으나 현재는 90센트 부근에서 움직이고 있다. 당분간 원·부자재 가격이 급격하게 변동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익성 개선이 이어질 전망이다.○기업가치 제고

이런 우호적인 외부 환경을 토대로 한세실업은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2가지 방안을 추진 중이다.기업가치 증진을 위한 첫 번째 방안으로 우븐 비즈니스 비중을 높이고 있다. 기존 주력 품목이던 니트류에 티셔츠 트레이닝복 후드티 이너웨어(속옷류) 캐주얼 의류 등이 속해 있었다면 우븐에는 남방, 재킷과 외투, 바지 등의 정장 제품류가 포함된다. 이는 쉽게 말해서 색조 전문의 화장품 업체가 기초 화장품 업체로 변화하면서 기업가치가 재평가받는 것과 비슷한 과정이라고 판단된다.

우븐은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브랜드 제품에 대한 비중이 크고 단가가 니트류에 비해 높기 때문에 매출 비중을 점차 높여감으로써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모두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07년 4.3%에 불과하던 우븐 비중이 2012년 18.4%까지 올라가 5년 동안 4배 이상의 매출 비중 증가가 점쳐지고 있다.

두 번째 방안으로는 자체 브랜드 사업에 진출하는 것이다. ODM·OEM 업체들은 대체로 기술력은 있으나 영업력과 마케팅 파워가 부족한 기업들이다. 그러나 ODM·OEM 사업을 통해 비교적 수월하게 해당 산업에 진입해 향후 제품 브랜드화를 위한 발판 마련에 용이한 환경을 구축한다. 자체 브랜드를 보유하게 되면 높은 영업이익률과 회사의 가치를 상승시키는 효과를 얻는다. 한세실업 역시 유아복 드림스코 인수를 통해 자체 브랜드 사업에 진출했다. 지분율 100%의 드림스코는 연매출 400억원대의 아동복 전문업체로서 ‘컬리수’ ‘토리아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국내 5위 업체다. 중국에도 40여개 이상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드림스코의 성장 전략에 따라 한세실업의 기업가치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세실업은 경쟁사 대비 낮은 밸류에이션을 받고 있다.

상장 기업 가운데 컨센서스가 존재하는 영원무역과 비교해 보면 올해 기준으로 한세실업의 PER(주가수익비율)은 4.9배로 영원무역의 7.5배에 비해 밸류에이션 차이가 크다.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지속해온 점을 감안할 때 이런 상대적 저평가는 지나치다는 판단이다.

강수연 KDB대우증권 선임연구원